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文정부, 의장 음악 대신 친숙한 가요…의미담은 '탈권위행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부터 합참의장 이·취임식 등 이어져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대회 '대한민국, 대한국민' 2부 행사 '국민이 묻고 대통령이 답하다'에서 국민 질문에 답하고 있다.(청와대) 2017.8.20/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꽃길만 걷게 해줄게. 네 맘에 쏙 들게 할게."

20일 오후 8시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밴드 '데이브레이크' 노래 '꽃길만 걷게 해줄게'가 울려퍼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념으로 열린 대국민 보고 행사에 데이브레이크가 축하공연을 선 것이다. '엄숙한 공간'으로 상징되는 청와대는 이 순간만큼은 콘서트장이 됐다.

문재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등 주요 행사 때마다 음악을 통한 탈(脫)권위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남녀노소 모두가 알만큼 친숙한 한편 노랫말에 의미가 담긴 음악들을 선보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작품인 것으로 알려진다.

시작은 지난 17일 문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때였다. 청와대 참모진과 기자 등이 당일 본행사 시작 한 시간 전인 10시쯤부터 영빈관에 입장해 대기하는 가운데 잔잔한 가요 4곡이 줄지어 흘러나왔다. 가수 박효신의 '야생화', 윤종신과 곽진언, 김필이 함께한 '지친하루', 이적의 '걱정말아요 그대', 정인의 '오르막길'이었다.

청와대에 따르면 4곡이 선정된 데에는 모두 이유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야생화'는 노래가사가 지난 시간의 고통과 고난을 담담히 표현하면서 새 희망을 얘기했다는 점, '걱정말아요 그대'의 경우, 국민들에게 말 그대로 '걱정하지 마시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것이다. 조금은 팽팽한 긴장감이 서려있던 기자회견장 분위기도 노래 덕에 다소 풀어졌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회견이 무겁고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자 했다. 또 노래가사에 담긴 메시지가 전달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는 20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대강당에서 열린 합동참모본부 의장(합참의장) 이·취임식 행사에서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행사 시작 전 강당에서는 비틀즈의 '올 유 니드 이즈 러브(All you need is love)'가 울려퍼지며 군 특유의 딱딱한 분위기를 풀어줬다.

특히 '사랑이 당신께 필요한 전부'라는 노랫말은 이날 전역하는 이순진 전 합참의장에게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42년간의 군 생활 동안 이 전 의장이 아내와 해외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는 소식에 이 전 의장 내외의 딸이 있는 캐나다로 여행을 다녀오라고 캐나다 항공권 2매를 선물했다. 이후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두 분의 새로운 삶이 행복하길 빈다"고 말했다.

정점은 같은 날(20일) 저녁 영빈관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 행사에서였다. 데이브레이크의 '꽃길만 걷게 해줄게'가 울려퍼지자 참석한 이들의 표정이 풀어지면서 행사장 분위기도 한층 밝아졌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라는 대상은 '국민'으로 읽혔다.
cho11757@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