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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대선자금분석]5.9대선 선거전 디지털서 갈렸다, 실탄투입 문재인>홍준표> 안철수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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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와 페이스북, 네이버와 다음에 VR(Virtual Realityㆍ가상현실)까지. 2017년 5·9대선에서 각 후보들이 공들였던 플랫폼이다. 지난 5·9 대선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선거전의 디지털화’였다. 각 대선후보 진영이 대선자금이란 실탄을 어떤 곳에 투입했는지를 살펴본 결과 디지털 선거전의 특징이 뚜렷이 드러났다.

중앙일보는 대선 100일(8월16일)을 맞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각 후보의 대선자금 회계내역을 입수했다.

22일간의 공식선거운동 기간(4월17일~5월8일) 중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총 68억4095만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57억6338만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56억5487만원을 썼다. 공교롭게 실탄투입 규모가 선거 순위와 일치했다. 해당 기간 중 세 후보가 쓴 돈은 문 후보 481억, 홍 후보 341억, 안 후보 427억, 이중 디지털에 지출한 비율이 문 후보 (14.22%), 홍 후보 (16.9%), 안 후보 (12.85%)이었다.

세 후보가 디지털 분야에 지출한 비중은 전체 선거비용의 14.4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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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기간 중 운영했던 '문재인 1번가'. 최초의 정책쇼핑몰을 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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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디지털 68억여원 투입=문 후보가 디지털 선거운동에 쓴 68억4095만원의 내역은 ^온라인 광고(53억4875만원) ^온라인 콘텐트 제작(3억5700만) ^전화ㆍ문자ㆍ전자우편 발송(11억3520만) 등이었다.

온라인광고는 주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 대한 광고비중이 컸다. 문 후보는 네이버에 23억2000만원, 다음에 22억원을 투입해 포털 초기화면과 뉴스페이지, 모바일 등에 광고를 했다. 홍 후보(네이버 16억원, 다음 15억원)와 안 후보(네이버 21억원, 다음 15억원) 가 쓴 돈 보다 큰 금액이었다.

문 후보가 온라인 광고 외에 3억5700만원을 투입한 콘텐트 제작 부분에선 문 후보 측이 투자한 돈에 비해 큰 효과를 올렸다는 평가다.

▶ 각 후보의 디지털 선거비용

문재인홍준표안철수
온라인광고53억4875만38억1612만30억6588만
온라인 콘텐츠 제작3억5700만2억9265만4억11만
전화/문자/전자우편11억3520만16억5461만21억8888만
68억4095만57억6338만56억5487만
※자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문 후보는 TV 같은 기성 매체 대신 유튜브ㆍ페이스북에 자체 채널을 만들었다. 카메라 8대를 동원해 동영상 등을 만들어 페이스북에 생중계 했고, 유튜브에 업로드 했다. 이중 유튜브 방송은 118회나 진행됐다. 하루 평균 1100만원을 투입해 문 후보측이 올린 콘텐츠는 상당수가 평균 조회수 5만여건을 기록하는 등 효과를 올렸다.

특히 페이스북에선 대선 3일 전 서울 홍대에서 문 후보가 유권자 ‘프리허그’를 한 영상의 조회수가 40만을 넘어섰다. 현장 인원여의 40배가 시청한 셈이다. 웹툰작가 박건웅씨의 ‘깽깽이풀과 처녀치마’ ‘유기견 지순이 이야기’ 등은 각각 80만, 70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디지털 공간에서 유통된 웹툰 컨텐츠가 1100만의 조회수를 올렸다.

쇼핑몰을 본 따 주요 공약을 상품처럼 소개한 ‘문재인 1번가’가 화제를 일으킨 것도 디지털 공간이었다. '문재인1번가'는 오픈 당시 ‘최순실 없는 나라’를 판매대상에 올렸고, 해당상품은 구매 1위를 기록했다. 인기 TV프로그램 SNL을 패러디한 ‘문재인 NIGHT LIVE’, 문 대통령의 ‘안무특보’라고도 불렸던 치어리더 박기량씨 인터뷰 등도 조회수 5만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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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유권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만든 '별명으로 본 홍준표'. 자유한국당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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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57억여원 투입=홍준표 후보가 투입한 57억6338만원은 ^온라인 광고 38억1612만원 ^온라인 콘텐트 제작 2억9265만원 ^전화ㆍ문자ㆍ전자우편 발송 16억5461만원 등이었다.

홍 후보는 상대적으로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광고(57억원 중 31억원)에 공을 들였다. 공식 선거기간중 네이버 노출량은 3억6970만회로 추정했다. 페이스북ㆍ카카오스토리ㆍ인스타그램 등엔 콘텐츠를 100건 가깝게 게시했다. 홍카콜라, 명탐정 홍코난, 홍준표의 첫사랑 등이었다. 취약지대로 꼽힌 젊은층에게 어필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반응을 보인 층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가 절반이었지만 선거기간 댓글수는 적지 않았고, 화제를 모았다”고 평가했다. 홍 후보는 대선 당시 “구글 트렌드를 보면 내가 당선될 것으로 본다”는 말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또 홍 후보의 평소 발언영상을 모아 '보수우파의 답답했던 마음을 다 뚫어준다' '홍트럼프' 등으로 포장해 편집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홍카콜라 홍준표' 영상은 조회수 61만건을 기록했고, '홍카콜카-박력폭발편' '홍카콜라-희망한잔' 등 시원한 이미지를 강조한 영상을 통해 적게는 2~3만건, 많게는 10만건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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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8일 오후 대전광역시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를 방문, '걸어서 국민속으로' 마지막 날 행보를 이어가며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전=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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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56억여원=안철수 후보가 디지털에 지출한 56억5487만원은 ^온라인 광고 30억6588만원 ^온라인 콘텐트 제작 4억11만원 ^전화ㆍ문자ㆍ전자우편 발송 21억8888만원 등이었다. 안 후보는 상대적으로 다른 후보에 비해 문자메시지 비중이 컸다. 문재인ㆍ홍준표 후보가 대략 2000만건 안팎의 문자 홍보를 했다면, 안 후보는 세 배인 6000만건 이상을 발송했다.

안 후보는 VR을 활용한 선거운동도 했다. 현장 유세를 할 때 일반적인 카메라 중계만 했던 다른 후보들과 달리 유세현장을 한 번에 다 볼 수 있는 VR카메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유권자가 스마트폰을 상하좌우로 움직이면 현장에 서 있는 것처럼 주위가 보여 생동감이 있다. VR카메라는 특히 여러사람이 모이는 거점 유세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IT전문가, 4차산업을 가장 잘 아는 후보라는 점을 어필하는 전략이었다.

선거 막판 안 후보는 뚜벅이 도보유세(‘국민속으로’)에 승부를 걸었다. 안 후보는 평소 사용하던 웨어러블 기기 '핏빗'(fitbit)까지 동원해 이동거리와 걸음수를 체크해 페이스북과 유튜브, 카카오톡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생중계했다. 그의 뚜벅이 유세 조회수는 대선 직전인 8일 기준 267만여회에 달했다. 최다 동시접속자는 1만명을 넘겼다.비용은 하루 500만원 선이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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