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이 발생했을 때 치료제 등 적절한 치료 방법으로 질병의 원인과 증상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임상영양치료’를 통한 체계적인 영양관리 역시 매우 중요하다. 영양 상태의 개선은 환자의 회복을 돕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을 감소시킨다. 게다가 재원일수를 줄여 궁극적으로 국가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미국에서는 영양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90% 이상 환자에게 임상영양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암 환자뿐 아니라 다른 환자에 대해서도 영양관리체계 수립을 위한 기초 작업인 영양 상태 파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4년 한국정맥경장영양학회 조사 결과 전체 입원 환자의 22%가 영양실조를 겪고 있으며, 특히 4%는 고도의 영양실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 불량은 질병 악화와 사망률 증가의 중요한 요인이다. 환자는 일반인과 달리 영양 상태에 따른 면역력 감소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암 환자는 다른 환자에 비해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망한 암 환자 20~50%의 사망 원인이 영양 불량과 관련 있다는 보고가 있다.
그렇다고 힘겨운 항암치료 과정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벅찬 환자와 보호자가 스스로 체계적인 영양관리를 할 수 있을까. 다행히 2014년부터 건강보험체계에서는 ‘영양집중지원팀(의사·간호사·영양사·약사 등 최소 4개 직종 포함)’이 입원 환자에게 제공하는 영양집중치료에 대한 수가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퇴원 환자나 재가 환자를 위한 영양관리 및 지원에 대해선 논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입원 기간이 점차 짧아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퇴원 환자의 영양관리는 온전히 환자 본인과 보호자의 몫이다.
환자의 체계적인 영양관리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관심 역시 미미하다. 국가영양지원사업의 근거가 되는 국민영양관리법에서는 국가의 영양관리를 ‘적절한 영양의 공급과 올바른 식생활 개선을 통해 국민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환자에 대한 체계적인 영양관리는 논외다.
환자가 고가의 최신 치료를 받아도 집으로 돌아가면 영양 불량으로 인해 최상의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에서 퇴원 환자를 대상으로 영양치료를 지원하는 것은 어떨까. 의료취약계층이나 암 수술 후 퇴원 환자 등에게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효과는 분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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