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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中 알리바바·텐센트는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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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속도, 주가상승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기존 최고 기술기업 능가…'온실 속 성장' 글로벌 경쟁력 한계 지적도 ]

머니투데이

중국 거대 인터넷기업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2분기(4~6월)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가면서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 등 미국 국적의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기업들을 추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을 배경으로 세계 시장을 노크하기 시작한 이들이 머지않은 시기에 왕좌를 빼앗을 수 있다는 전망과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지원을 업고 온실 속에서 성장해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 있다.

◇알리바바-텐센트, 성장·주가 상승 美 대표 기업 능가 =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텐센트에 이어 알리바바도 지난 17일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4~6월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온라인쇼핑 플랫폼 제공업체인 알리바바는 해당 분기 매출이 501억 위안(약 8조5170억 원)으로 전년동기보다 56%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예상치 479억 위안을 4.5% 웃돈 것이다. 순익도 175억10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99%에 육박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이 호조를 보였고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클라우드컴퓨팅 사업도 힘을 보탰다. 클라우드 부문 영업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늘어난 3억6000만 달러(약 4100억 원)를 기록했다.

하루 앞서 실적 발표를 한 텐센트도 못지 않았다. '위챗'이라는 중국 국민 모바일메신저와 위챗페이(모바일결제) 등을 운영하는 텐센트는 '왕자영요(王者榮耀)' 등 모바일 게임 매출 확대에 힘입어 4~6월 분기 순익이 182억3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0% 급증한 것이다. 주당 순익은 1.94위안으로 블룸버그의 시장 컨센서스를 35% 웃돌았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난 566억 위안에 달했다. 이는 7년 만에 가장 빠른 분기 매출 증가세다. 모바일 게임은 물론 위챗을 기반으로 한 광고, 금융사업 등도 좋은 실적을 냈다.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두 회사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올들어 지난 17일 현재까지 약 8개월 반동안 주가 상승률은 알리바바가 81.64%, 텐센트가 73.64%였다.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대 기술 기업들인 페이스북(45.08%), 애플(36.30%), 아마존(18.03%), 구글(18.03%) 등을 능가하는 상승률이다. 시가총액은 알리바바가 4034억 달러, 텐센트가 3991억 달러로, 애플(8313억 달러), 구글(6475억 달러)과는 거리가 있지만 페이스북(4934억 달러), 아마존(4699억 달러) 등은 추격권에 들어왔다.

머니투데이

◇중국 인터넷시장 석권, 세계로= 이들의 질주는 기본적으로 중국 인터넷 시장의 급성장이 동력이 됐다. 지난 3일 중국 공업정보화부 정보중심과 중국 인터넷협회가 발표한 중국 100대 인터넷 기업 현황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중국 인터넷 사용자는 7억5116만 명으로 유럽 인구에 맞먹는다, 이 인터넷 인구의 96.3%인 7억2400만 명은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다. 모바일로 각종 서비스를 이용하는 중국인들도 계속 늘고 있다. 중국의 모바일 게임 이용자수는 작년 말 3억 5166만 명에서 3억8546만 명으로 9.6% 증가했고, 모바일 쇼핑객도 4억4093만 명에서 4억8042만 명으로 9% 늘었다.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로 대표되는 모바일 결제의 대중화도 중국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빠른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소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이용자는 5억185만 명으로 반 년 새 다시 7% 늘면서 5억 명을 넘어섰다.

중국 시장을 석권하며 덩치를 키운 이들은 최근 사업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10억 달러를 투입해 동남아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라자다를 인수했고, 알리바바 그룹으로부터 분사한 앤트파이낸셜 서비스그룹은 온라인뱅킹부터 투자상품까지 종합적으로 제안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텐센트도 지난해 86억달러를 들여 클래시오브클랜으로 유명한 핀란드 모바일게임 개발사 슈퍼셀을 인수했다. 아이폰 제조공장을 운영 중인 대만 폭스콘과 함께 지난해 1억7500만 달러를 인도 현지 모바일메신저인 '하이크메신저'에 합작투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에도 18억 달러를 투자했다.

◇'저력' vs '거품'…구글 페이스북, 따라 잡을까= 이들의 글로벌 경쟁력에 의문을 다는 사람들도 있다. 중국 정부의 지원 속에서 국제적인 경쟁 없이 성장해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미국 기업들을 제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아직까지 알리바바의 수익 대부분은 중국 내 수수료와 광고에서 나온다. 국가간 상거래를 통한 매출은 4억 달러에도 못미친다. 텐센트도 인기 게임 왕자영요를 즐기는 세계인들이 늘고 있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중국 내 광고와 게임에서 발생한다. 중국은 '만리방화벽'으로 불리는 거대한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통해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의 주요 인터넷 사이트들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중국의 다른 거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의 류창둥(劉强東)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FT와 인터뷰에서 "(사람에 비유하자면) 무균상자에서 정화된 공기와 물만 섭취하다 밖으로 나오면 건강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면서 "자연속에서는 곧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들 중국 기업들의 진격은 충분히 위협적이다. 이미 수년간 해외 진출을 위해 투자와 인수를 진행해 왔고 미국 첨단산업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도 연구개발 투자와 첨단 스타트업 인수로 내공을 쌓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7억 명이 넘는 중국 인터넷 사용자가 든든한 원군이다. 벤처 캐피털 DCM벤처스의 공동창업자인 데이비드 차오는 "이들은 세계 무대에서 무시할 수 없는 합당한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jis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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