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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마켓인][M&A, 그 이후]`돈보다 고용`…SK의 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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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지난 2015년 여름 동양매직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마자 많은 회사가 군침을 흘렸다. 동양매직은 동양그룹의 캐시카우(수익 창출원) 역할을 하던 알짜기업의 하나였다. 모그룹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2014년 사모펀드(PEF)인 글랜우드와 NH PE 컨소시엄에 매각되는 운명을 맞았는데, 사모펀드를 새 주인으로 맞은 동양매직은 체질을 강화하면서 경쟁력이 배가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동양매직은 코웨이, 청호나이스에 이어 생활가전 렌탈업계 3위를 유지하며 고객과 방대한 접점을 확보한 방문판매원이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잘 활용하면 다양한 사업과 연계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특히 NH-글랜우드 컨소시엄은 동양매직을 사들인 이후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면서 50만개 수준이던 렌탈 계정은 두 배 이상 늘었다. 이러면서 기업의 현금창출능력을 보여주는 에비타(EIBTDA·상각 전 영업이익)도 2014년 600억원에서 2015년 680억원으로 개선됐다.

이 때문에 초반부터 가열된 동양매직 인수전은 SK네트웍스, 현대홈쇼핑, AJ네트웍스, 유니드-스틱 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끝에 인수가 6100억원을 적어낸 SK네트웍스가 최종 승자가 됐다. SK네트웍스가 경쟁자와 비교해 가격도 높게 불렀지만 동양매직 임직원의 고용까지 전부 떠안겠다는 조건을 입찰제안서에 담아 매각 측의 신뢰를 높인 게 주효했다.

IB업계 안팎에서는 인수전에 참여했을 당시 SK가 동양매직 임직원 100% 고용승계를 약속하는 등 비가격적 요소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정설처럼 여겨졌다. NH-글랜우드 PE 컨소시엄 역시 2014년 동양매직 지분 100%를 2800억원에 사들인 지 불과 2년 만에 두 배 넘는 가격에 되파는 성과를 올리게 됐다. 손쉬운 인력 구조조정 대신 경쟁 효율화를 통해 동양매직의 잠재력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판까지 덤으로 얻었다.

SK란 든든한 뒷배경을 얻은 동양매직은 ‘SK매직’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주방 가전인 가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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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 전기 오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의 시장점유율은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에는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를 포함한 환경 가전 렌탈 시장의 점유율도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신용평가는 “작년 11월 SK계열 편입은 브랜드 가치 상승, 그룹의 영업적, 재무적 지원 등으로 이어져 사업안정성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면서 “그룹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은 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매직의 신용등급은 ‘A’이며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다.

SK네트웍스 인수 이후 SK매직의 현금창출능력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결기준 에비타는 작년 754억원까지 증가했다. 렌탈 계정도 올 6월 말 기준으로 110만개를 돌파했으며, 시장이 급성장 중인 직수형 정수기 시장에서도 누적계정이 45만건을 돌파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가량 성장했다. SK네트웍스도 렌터카 사업과 더불어 가전 렌탈 사업을 결합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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