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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셀트리온 코스피 이전 막자"…거래소, 지수·공매도 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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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지수에 코스닥 종목 편입

또는 새통합지수 개발방안 마련

코스닥 공매도 과열종목지정 기준개편

기관투자가 코스닥 투자 확대 건의

이데일리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스피200지수에 코스닥 종목을 담는 방안 또는 통합 새 지수 개발 방안 등을 검토해 늦어도 9월 중순까지 최종안을 마련한다. 또 코스닥종목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을 대폭 낮춰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줄일 계획이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코스닥 종목 투자 확대도 요구한다. 시가총액 13조원이 넘는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068270)의 코스피 이전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18일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셀트리온 주주들이 요구한 임시주주총회 법적 허용시한이 9월 말로, 실제 주총은 그 때 열리는 것으로 안다”며 “그 이전에 제도를 개선해 셀트리온이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명분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재준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은 지난 14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을 만나 의중을 확인했다. 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코스닥에 남겠다는 평소 소신을 다시 한번 밝히면서도 주주들의 요구를 거부할 뚜렷한 명분이 없어 난감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가 이에 따라 지수와 공매도를 손보기로 최종 결정한 것이다.

셀트리온 주주들은 셀트리온이 국내증시의 대표 지수격인 코스피200에 편입할 수 없어 저평가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035420), 카카오(035720)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결정한 것도 코스피200지수에 들어가기 위해서였다.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상 코스피200지수 편입 종목을 의무보유토록 하고 있어 수급개선 효과가 큰 게 사실이다.

현재 거래소가 검토 중인 지수 개선 방법은 국내 증시 대표격인 코스피200에 코스닥 종목도 담는 방안이다. 지난 4월께 카카오의 코스피 이전 상장을 막기 위해 꺼내든 카드로, 거래소가 재검토에 나선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의 합의만 이뤄지면 거래소 규정 개정으로 바로 가능하다”며 “코스닥시장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인덱스사업부와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에선 코스피200지수가 코스피 대형주(株)의 고유명사처럼 돼 있고 이 지수를 담고 있는 펀드상품 등이 꼬이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반대하고 있다.

거래소는 차선책으로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코스닥 대형주 편입비중을 높인 새 통합 지수 개발, KRX100지수 개편 방안 등을 추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새 지수나 KRX100을 한국증시의 대표지수로 만들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해 당장 셀트리온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이렇다보니 거래소는 금융위원회에 건의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 지정 빈도를 높일 예정이다.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코스피 이전을 요구하는 또 하나의 이유가 공매도로 피해가 크다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셀트리온의 공매도 비중이 평균 5.9%수준으로 삼성전자(005930)(6.2%) 현대차(005380)(8.0%) 보다 낮은 수준에 불과하고, 오히려 이전 상장시 롱숏 펀드 편입으로 공매도가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환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제도 개선 카드를 들고 나왔다.

현재는 △당일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중이 코스닥과 코넥스는 15%, 코스피는 20% 이상20% △공매도 비중이 40거래일 평균 대비 두 배 이상 증가 △주가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등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 다음 거래일 하루동안 공매도가 금지된다. 금융위와 거래소는 이 기준 자체를 대폭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 다음주께 발표 예정이다. 특히 코스닥 종목에 대한 공매도 규제를 더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거래소는 또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코스닥 종목 투자를 확대해 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이전에도 국민연금 등을 만나 코스닥 전체 시총의 10% 정도를 투자해 줄 것을 건의해왔다.

업계에선 거래소의 셀트리온 잡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노력이나 셀트리온 대주주의 의지와 상관없이 60%가 넘는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이날 주총에서 코스피 이전에 찬성 투표한다면 코스닥에 묶어두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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