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차기 대권주자’ 짐바브웨 영부인, 남아공에서 폭행 연루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뉴시스

짐바브웨 대통령과 영부인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짐바브웨의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그레이스 무가베(52) 영부인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폭행 혐의에 휘말렸다. 현재는 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1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익명을 요청한 짐바브웨 정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전날 밤 그레이스 여사가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로 돌아왔다"며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그레이스 여사가 돌아왔다"며 "폭행 혐의는 퍼스트패밀리의 이름을 더럽히려는 언론의 음모"라고 일축했다.

그레이스 여사는 발목 치료를 위해 찾은 남아공에서 자신의 아들들을 만난다는 이유로 20살 모델 가브리엘라 엥겔스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엥겔스는 현지 언론에 "지난 13일 요하네스버그 북부 샌튼의 호텔에서 그레이스 여사가 전기기구용 연장 코드로 나를 두들겨 팼다"고 말했다. 이어 "갑자기 와서 친구와 나를 때리기 시작했고 나는 그녀가 누군지도 몰랐다"며 "보디가드들은 지켜보기만 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으로 경제 및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이 유발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남아공 경찰은 엥겔스가 "심각한 신체적 상해를 입을 정도의 폭행"에 대해 고소했다고 밝혔다. 그레이스 여사가 면책특권이 보장된 외교여권 소지자인지, 기소될 경우 형을 면제받을 자격이 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현지 시간으로 15일 오전 10시에 법원에 출두하기로 했던 그레이스 여사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경찰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아직 도망자로 분류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출두에 동의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남아공의 외무부 대변인 클레이슨 모녤라는 "그레이스 여사의 남아공 방문은 개인적인 목적"이라며 "정부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방장관은 "이 사건을 통해 권력을 남용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공격하는 모든 지도자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짐바브웨 야권에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짐바브웨 공산당 대표는 가디언에 "남아공 경찰이 그레이스 여사를 체포하기를 바란다"며 "자신의 아들과 어울린다는 이유로 여성을 때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여사는 지난 2009년에도 홍콩의 한 호텔에서 자신의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영국의 사진작가를 폭행하기도 했다.

한편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비서 출신인 그레이스 여사는 당시 영부인이 사망하기 전 무가베 대통령과의 사이에서 두 아들을 낳았다. 이후 1996년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영부인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4년부터 집권여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연맹-애국전선(ZANU-PF)'의 여성리그 모임을 이끌며 정치적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오는 2018년 대선의 유력 주자로 꼽힌다.

join@newsis.com

뉴시스 SNS [페이스북] [트위터]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