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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홍콩 민주당원 감금폭행 사건 ‘자작극’ 판명···긴급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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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홍콩 민주당원 하워드 람 중국기관원 감금폭행 주장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홍콩 반중 성향의 민주당 당원이 중국 기관원으로 보이는 괴한에 납치된 후 폭행까지 당했다는 사건이 '자작극'으로 드러났다고 동방일보(東方日報)와 공공방송 RTHK가 16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전날 새벽 민주당의 간부인 람쯔킨(林子健 하워드 람·42)을 허위 신고로 수사에 착수하도록 만들었다며 공무집행 방해죄 혐의로 체포했다.

그간 경찰은 람의 진술을 토대로 납치 현장으로 지목된 까오룽(九龍) 몽콕(旺角) 번화가 일대에 설치한 감시 카메라를 정밀 조사한 바 감금 흔적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람이 사건을 조작한 것으로 보고 그를 연행했다. 람이 혐의를 시인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람은 지난 11일 민주당 주관으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도심 한복판에서 건장한 남자 2명에 의해 차에 강제로 태워져 눈을 가린 채 어디론가 끌려갔으며 갇혀 있는 동안 둔기로 구타를 당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람은 스테이플러로 넓적다리를 10군데나 찍히기도 했다며 용의자들이 중국 기관원 같다고 주장했다.

람은 자신이 지난달 13일 간암으로 별세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 가족과 접촉을 시도했기 때문에 감금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이에 홍콩 언론과 야당 측은 람의 감금폭행이 사실이라면 홍콩에 고도의 자치를 허용한 '1국2체제'에 저촉하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반중 여론을 부추겼다.

민건련(民建聯) 리와이킹(李慧瓊) 주석은 "만일 중국 기관원이 관할을 넘어 홍콩에서 저지른 일이라면 홍콩기본법을 위반하는 심각한 사건으로 경찰이 엄정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에선 2015년 중국 당국이 금서로 지정한 책을 취급하던 통로완(銅?灣) 서점의 관계자 5명이 차례로 중국에 강제로 끌려가 조사를 받는 사건이 발생해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홍콩의 고도 자치를 침해했다며 현지 여론의 중국에 대한 불신감이 고조됐다.

때문에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제2의 통로완 서점 사태'로 단정하고 정부와 경찰에 적극 대응을 촉구했다.

람의 감금폭행 주장이 자작극으로 나타나자 그동안 관련 보도를 삼가던 친중 매체는 일제히 민주파 세력이 홍콩과 중국을 이간질하기 위해 조작을 획책했다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한편 민주당 우치와이(胡志偉) 주석은 기자들을 만나 "상처와 증언을 감안해 람의 신변안전을 도모할 필요에서 사건을 서둘러 공표했다"고 해명하고서 앞으로 수사당국과 사법기관의 판단을 기다린 다음 자신의 거취를 포함해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yjj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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