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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방심위원 9명 임기만료로 공석…몰카 삭제심의 두달간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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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뉴스 / '몰카와의 전쟁' 헛도는 이유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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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매일경제 취재 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6월 12일 통신심의소위원회 임기 만료 후 소위원회를 다시 구성하지 않아 단 한 건의 '몰카' 강제 삭제·차단 명령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방심위 소속 통신소위는 몰카 삭제·접속 차단 등 시정명령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기구로 방심위 위원장이 심의위원 5명을 지명해 구성한다. 방심위 위원장은 대통령이 심의위원 9명을 위촉한 뒤 호선을 통해 선출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새 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 심의위원을 위촉하지 않아 방심위장이 공석인 탓에 몰카 삭제나 차단 심의가 두 달 동안 한 건도 진행되지 못한 것이다.

이 기간 방심위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총 1767건으로, 이 중 509건의 민원이 심의되지 못하고 처리 대기 상태로 쌓여 있다. 피해 신고 중 '몰카'가 삭제 또는 접속 차단 처리된 1258건은 해당 영상 또는 사진을 게재한 사업자에 방심위 측이 '자율처리'를 요청해 사업자 측이 자발적으로 받아들인 경우다. 방심위 관계자는 "자율처리를 요청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이트나 사업자의 경우 통신소위가 구성되기 전에는 강제 삭제 조치 등 시정명령이 불가능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인사 조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방심위 측도 언제 심의를 재개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매일경제

지난 8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몰카 신고가 들어오면 심의에만 한 달이 걸린다는데 이래서는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질타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국무회의 중 '몰카'에 대한 특단의 조치를 주문한 것은 최근 몰카 범죄의 심각성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청와대의 방심위장 위촉이 늦어지면서 관련 업무가 차질을 빚고 있다.

한편 경찰과 방심위는 공조 시스템을 구축해 지난 6월 이전에 평균 15일 걸리던 '삭제요청→심의→접속 차단·삭제' 과정을 2~3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경찰은 기존에 팩스를 통해 삭제 심의를 요청했으나 앞으로는 두 기관 서버를 연결해 실시간으로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다.

[연규욱 기자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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