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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사상 최대 투자에도…총수 부재로 대형M&A는 올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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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올해 35조 투자 ◆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만 시설투자로 총 12조7000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상반기만 놓고 봐도 22조5000억원으로 시설투자 규모가 웬만한 대기업의 한 해 매출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도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것은 이미 4~5년 전에 짜놓은 중장기 전략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그룹 전체적인 자원 배분과 투자 전략에 대한 초안을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서 짜면 최고의사결정자들이 결단을 내리는 구도에서 중장기 전략이 나온다"며 "최근 반도체 부문 실적도 중장기 전략에 따른 선제적 투자의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를 중심으로 집중적인 시설투자가 이뤄진 것도 갑자기 나온 투자결정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총수 부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비상상황에 따른 전략도 가동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룹 내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올해 전체적 투자결정과 경영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 같은 비상상황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그룹 내부에서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부분은 대규모 인수·합병(M&A) 작업이 완전 중단됐다는 점이다. 사실 삼성전자는 최근 몇 년간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전장(자동차 전기장치), 클라우드 등에서 적극적 대형 M&A를 잇달아 진행했다. 2015년 심프레스와 루프레이를 인수했고, 2016년 들어서는 조이언트, 데이코, 비브랩스, 하만 등 대규모 M&A를 늘려오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근 총수 부재 상황이 벌어지면서 이 같은 대형 M&A는 단 한 건도 성사시키지 못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개발인력이 수 명에 불과한 기업에 대한 꼭 필요한 지분투자와 고용을 위한 인수 등 큰 의사결정이 필요하지 않은 것만 간간이 진행할 뿐"이라며 "총수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의 의지가 담긴 대형 M&A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일단 모두 중단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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