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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인터넷은행 발목잡는 은산분리…카카오뱅크 효과로 분위기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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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상희 이유미 기자] “고객 유입 속도가 이렇게 빠르면 자본 확충 문제가 생기지 않나요?”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출범식에서는 3시간에 3만 계좌 이상 유치라는 흥행 소식에 때이른 증자 이슈가 제기됐다.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4% 이내에서만 행사할 수 있도록 한 ‘은산분리’(은행과 산업자본 분리) 규제 때문에 카카오나 KT의 추가 증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증자가 여의치 않아 급증한 대출 수요에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율 58%로 대주주인 상황이라 은산분리 이슈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다는 반응이지만 속내가 편할 수는 없다.

이날 카카오뱅크 출범식을 찾은 국회의원들은 ‘은산분리 완화’에 힘을 실어줬다. 이진복 국회정무위원장은 “4차 산업 혁명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은, 인터넷은행과 같은 산업의 발전이 4차산업의 크게 한자리 차지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국회에서 다수 논쟁이 있어도 결과론적으로는 시대의 흐름에 맞는 입법을 하고 규제를 철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은행도 새로운 경쟁체제로 돌입했다”며 “우리나라 핀테크 산업에도 큰 변화가 생길 것이며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시장에 경쟁을 촉진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산업자본이 고객의 예금을 사금고로 활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여전히 정치권에서는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국회에는 산업자본의 의결권 지분을 50%까지로 늘리는 안, 34%까지 허용하되 5년마다 재심사받게 하는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안 등이 상정돼 있지만 법안 처리는 불투명하다.

이번 카카오뱅크의 흥행 호조로 은산분리 완화에 호의적인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의 영업관행을 바꿔놓을 정도로 메기역할을 하면 정치권의 부정적인 여론도 돌아서지 않겠냐는 것이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카카오뱅크가 기존과는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에게 기쁨을 주고 정말 카카오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면 국회에서도 법 개정 논의도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은산분리 원칙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조건부 규제 완화를 고려해볼만 하다”며 “지방은행들에게 일부 규제 완화로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듯이 인터넷전문은행도 어느 정도 규모가 성장할때까지 유연한 규제를 적용해 성장과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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