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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케뱅에 이어 카뱅까지 '메기 두마리'…은행업 재편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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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경쟁 체제로 고객 비용↓ 편익↑ 기대

제도 뒷받침 필요…"금산분리 완화로 증자해결 해야"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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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두 번째 인터넷 은행 카카오뱅크가 27일 출범하면서 시중은행의 긴장도도 높아지고 있다. 1호인 케이뱅크가 메기 역할을 하면서 기존 은행의 관행을 어느정도 바꿔놨지만, 이번엔 더 쎈 메기가 나타나면서 은행산업의 수익구조가 재편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시중 주요 은행은 이날 오전 7시 카카오뱅크가 영업을 시작하기 수일 전부터 수익성 일부를 포기하고 고객 편의를 끌어올린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하며 고객 구애 작전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값싼 비용과 편리한 서비스를 내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은행으로 고객 유출을 방지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카카오뱅크를 겨냥해 일제히 외화송금 서비스를 개선한 점이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외화 송금액 수수료를 5000~1만원 사이로 잡고 전신료(송금 건당 붙는 요금) 등 기타 수수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아울러 송금서비스 가능 국가도 세계 22개국으로 다변화했다.

그러자 시중 은행은 해외 송금 서비스 비용을 절감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6일 1만500원(500미국달러 이하)~1만5500원(500~3000미국달러) 하던 비대면 해외 송금 수수료를 2500원~5000원까지 내렸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은 실시간 외화 송금 서비스 영역과 대상 국가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IBK기업은행은 최근 공인인증서 없이 해외 송금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울러 카카오뱅크의 예금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시중 은행으로서 부담이다. 카카오뱅크는 정기예금 12개월 기준으로 2% 금리를 준다. 같은 기간과 조건의 시중 은행 예금 금리가 최저 1.1%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뱅크의 금리가 최대 1%p 정도 높다. 대출 부문에도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을 신용등급에 따라서 2.86~9.8% 금리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내준다. 앞서 출범한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도 3.06~9.1% 사이 형성돼 있다. 시중 은행의 대출금리가 3.05~11.1%인 점을 고려하면 저신용자에게 인터넷 은행 대출이 매력적이다.

이렇듯 인터넷 은행의 등장은 은행 서비스를 고객 친화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서비스에서 비대면 채널이 확대하고 외환수수료 체계가 개편하는 등 기존 은행의 영업행태에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며 “특히 카카오뱅크가 외환송금 수수료 체계를 혁신한 것처럼 소비자의 비용 하락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지속적으로 인터넷 은행이 활성화하려면 제도적 도움도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터넷 은행 쪽은 은행과 산업의 자본을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은산분리 완화를 바라고 있다. 최공필 한국금융연구원 미래금융센터장은 “금산분리를 완화해야 인터넷 은행이 증자를 통해서 시장에 정착할 수 있다”며 “대기업의 사금고화 등 부장용은 별도의 통제 장치를 마련해서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은행 산업 개편이 고객 편익을 끌어올리는 쪽으로만 쏠리면 이 과정에서 근로 조건 불안 등 은행 산업 종사자의 노동 환경이 악화할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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