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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미 이지스함-컨테이너선 충돌 미스터리 풀리나…레이더 기록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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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해상보안청, 크리스탈호 데이터 분석 마쳐"

사고 당시 피츠제럴드함이 왼편에 위치

"해상충돌예방법 상 책임은 이지스함에 있어"

사고 시각도 당초 크리스탈호 측 주장과 일치

미군 측은 사고원인에 대해 일절 함구

중앙일보

지난달 17일 오전 미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피츠제럴드’호가 일본 시즈오카현 인근 해상에서 필리핀 컨테이너 선박과 충돌해 손상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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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새벽 일본 남쪽 해상에서 발생한 미국 해군 이지스함과 컨테이너 화물선 간 충돌 사건의 진상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현재 사고원인을 조사 중인 해상보안청이 컨테이너선의 레이더 기록에 대한 분석을 최근 마쳤다고 NHK가 26일 보도했다.

그런데 데이터 분석 결과 이번 사고의 과실이 이지스함 쪽에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상보안청의 조사에 따르면 사고 당시 두 배는 침로가 달랐다.

컨테이너선인 필리핀 선적 ACX 크리스탈호(2만9000t급)는 동쪽으로 항행하고 있었고, 미 태평양사령부 제7함대 소속 이지스구축함인 피츠제럴드함(9000t급)은 크리스탈호의 왼편에서 남서쪽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사고 지점에서 부딪혀 피츠제럴드함은 우현이 심각하게 파손됐고, 오른쪽 해수면 아랫부분에 큰 구멍이 뚫려 기계실 등 선내 일부가 침수됐다. 승조원 7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정면으로 들이받은 크리스탈호는 크게 파손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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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이지스구축함과 충동했덜 컨테이너선 'ACX 크리스탈호'. [요코하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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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충돌예방법 상 침로가 교차할 경우 상대 선박을 오른편에 둔 선박이 충돌을 피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이번 사고에서는 이지스함이 사실상 책임이 있다는 얘기다.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사고 시각도 크리스탈호의 주장이 보다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군 측은 새벽 2시쯤 사고가 발생했다고 알렸지만, 크리스탈호 선사인 닛폰유센 측은 새벽 1시 30분에 일어났다고 주장해왔다.

레이더 기록 상 사고 시각은 크리스탈호 측의 주장과 일치했다.

해상보안청은 컨테이너선에 대한 조사는 거의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해상보안청 측이 크리스탈호 선원들에 대한 조사를 끝냈고, 수리를 마친 크리스탈호는 지난 23일 태국으로 향했다”고 최근 전했다.

더욱 정확한 조사를 위해서는 미군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일본 측 조사단은 아직까지 제대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앞서 크리스탈호 선장은 조사과정에서 “충돌하기 최소 10분 전부터 이지스함을 향해 기적과 발광신호로 충분히 비상경고를 보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군 측은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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