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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청와대 24시] "경제부총리, 책임총리 안보인다는데...목숨이나 자리 중 하나는 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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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어떤 이야기든 자유롭게 하는 국무회의가 되도록 하자"
李총리 "목숨이나 자리 하나는 걸자"...대통령에게 고언 의지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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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참석한 국무위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최근 경제부총리가 안보인다거나 책임총리가 없다는 등의 보도가 있던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어떤 이야기든 자유롭게 하는 국무회의가 되도록 하자"고 말하자 마이크를 이어받아 이같이 운을 떼며, '정곡을 찌르면 목숨을 지키기 어렵고, 정곡에서 벗어나면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한비자의 세난편(說難篇)을 인용해 "앞으로 목숨이나 자리 중 하나는 거는 마음으로 하자"고 참석한 국무위원들에게 말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잘 보이도록 하는 것이 결국은 대통령님께 도움이 되는 일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대통령에게 고언하는 각료가 돼야 한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다. 당시 참석자들은 "목숨이나 자리 중 하나는 걸자"는 이 총리의 발언직후 폭소가 터지는 등 회의 분위기 자체는 훈훈했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이 총리의 발언은 최근 청와대와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증세문제에 대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소외됐다거나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에 대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번 국가재정전략회의(20~21일) 이후 그런 보도가 일부 있었는데, 그날 '재정운용방향' 등에 대해 발언도 많이 하고, 참석자들의 토론에 대해서도 일일이 다 말씀도 드려 오히려 발언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아 자제했는데 그렇게 알려진 것은 유감이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오늘 (이 자리에서)'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대한 보고가 예정되어 있으니 어차피 말을 많이 하게 되어 있다"고 말해 좌중이 함께 크게 웃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총리가 문 대통령 앞에서 직접 경제팀 내 불통 문제에 대해 '해명'하는 형태를 취함으로써 이 문제를 매듭짓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 시작 직후 모두 발언에서 경제정책방향 보고를 앞둔 김동연 부총리를 향해 "우리 경제부총리"라고 칭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번 회의는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이 사실상 구축돼 열린 첫 국무회의다. 이로써 전임 박근혜 정권과의 '동거정부'가 막을 내리게 됐다.

각료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지향하는 문 대통령의 스타일은 오는 27~28일 재계 간담회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박수현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실질적이고 진솔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기존의 형식을 탈피한 호프타임 형식의 만남으로 기업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것"이라며 격의없는 대화를 예고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담론보다 구체적 방안이 중요하다"면서 "예를 들면 4·4분기에 도시가스 요금을 8~9% 인하하겠다는 보고가 있었는데 국민에게 도움 되는 구체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도시가스는 사용자가 늘면 늘수록 요금이 떨어지는데 지방의 경우 인구도 적고 거리고 멀어 설치비용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지방의 도시가스 수요 충족방안도 강구해 달라"고 말해 현안에 대해 상세히 파악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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