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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최저임금 못버텨 공장이전?…경방의 이상한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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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10%이상 꾸준…이익잉여금 6675억

이미 베트남 공장 증축, 2개공장 가동중

뉴스1

김준 경방 회장. © News1


(서울=뉴스1) 강현창 기자 = 대한민국 1호 상장기업 경방이 광주 공장 일부를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하면서 그 이유를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 때문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매출액 대비 10% 안팎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내면서 내부유보를 착실히 쌓은 경방의 견실한 실적에 비춰볼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 경방 회장은 25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16.4% 인상이 결정되면서 버텨낼 여력이 없다"며 "광주광역시의 면사공장 절반을 베트남으로 이전한다"고 말했다. 이전비용은 약 200억원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업계와 증권가는 의아해 한다. 경방이 알고보면 이익을 착실히 내온 알짜회사란 이유에서다.

경방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3774억원을 올리면서 434억원의 영업이익과 29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영업이익은 매출액 대비 11.51%다. 올 1분기 매출액은 920억,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119억, 79억원으로 매출액대비 12.9%, 8.6%다. 이는 한국은행이 분석한 올 1분기 전국 제조업의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 8.5%를 능가하는 수치다.

경방은 2014년과 2015년에도 매출액대비 각각 9.3%, 10.9%인 306억, 39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익이 매년 누적되면서 이익잉여금도 6675억원 쌓여있다. 2015년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 10.9%는 제조업 평균치 5.1%의 두배가 넘는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섬유사업부분 직원수는 총 412명이며 이들에게 지난해 총 134억원의 급여가 지급됐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더라도 추가되는 인상분은 고작 21억원이다.

이는 최근 공장 절반을 폐쇄하기로 한 전방과 다르다. 전방은 적자가 누적되면서 존립위기를 겪어왔다. 2013년 800억원이 넘게 쌓여있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197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3년간 매해 100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결과다.

업계에서는 경방이 좀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는 것이라고 밝히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경방은 지난해 4월 베트남에 공장을 증축해 현재 2개의 공장이 가동 중이다. 광주 공장의 생산시설 절반을 이전하겠다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증권가 한 분석가는 "경방은 매출과 이익구조가 탄탄해 내년도 임금인상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여력이 있는 회사"라며 "베트남 공장 이전의 이유를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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