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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최저임금 때문에… '100년 기업' 경방이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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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창립된 100년 역사의 국내 1호 상장기업 경방이 베트남으로 공장 이전을 한다. 최근 최저임금이 인상된 데다 산업용 전기료 인상까지 추진되기 때문이다.

김준 경방 회장은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늘 이사회를 열어 광주광역시의 면사공장 절반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며 "섬유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16.4% 인상이 결정되면서 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섬유업체들이 국내 설비를 축소하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추세이긴 했지만, 2~3년은 더 두고 보려고 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 최저임금이 10%도 아니고 16%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고 곧바로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게다가 (원전 축소 등으로) 산업용 전기료도 곧 오를 것 같은데 그러면 버틸 재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공장 이전에 드는 비용은 약 200억원이지만 베트남의 인건비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고 연간 임금 상승률도 7% 안팎이어서 충분히 이전비를 뽑을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김 회장은 "이번 결정을 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광주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150명의 직원들"이라며 "20~30년을 함께 일한 사람들이라 기존 4조 3교대를 6조 3교대로 바꿔 '일자리 나누기'를 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 할아버지인 고(故) 김용완 경방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여섯 차례 지냈고, 아버지인 고(故) 김각중 경방 명예회장도 전경련 회장을 지내는 등 경방은 국내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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