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경방 회장은 2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오늘 이사회를 열어 광주광역시의 면사공장 절반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며 "섬유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내년도 최저임금 16.4% 인상이 결정되면서 더 이상 버텨낼 여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섬유업체들이 국내 설비를 축소하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추세이긴 했지만, 2~3년은 더 두고 보려고 했었다"며 "그런데 이번에 최저임금이 10%도 아니고 16%까지 올라가는 것을 보고 곧바로 이전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게다가 (원전 축소 등으로) 산업용 전기료도 곧 오를 것 같은데 그러면 버틸 재간이 없다"고 덧붙였다. 공장 이전에 드는 비용은 약 200억원이지만 베트남의 인건비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고 연간 임금 상승률도 7% 안팎이어서 충분히 이전비를 뽑을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회사 측은 전했다.
김 회장은 "이번 결정을 할 때 가장 마음이 아픈 것은 광주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150명의 직원들"이라며 "20~30년을 함께 일한 사람들이라 기존 4조 3교대를 6조 3교대로 바꿔 '일자리 나누기'를 할 수 있는지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 할아버지인 고(故) 김용완 경방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여섯 차례 지냈고, 아버지인 고(故) 김각중 경방 명예회장도 전경련 회장을 지내는 등 경방은 국내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래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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