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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광주시체육회 간부들끼리 수년간 수당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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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책 경비 5만~25만원 초과 지급

최근 3년간 8740만원에 달해

市감사위 8, 9급 채용 “부적절” 놓고

실적 위주 보여주기 감사 도마

일각선 “취업 필수 스펙인 OA자격

요구가 잘못이란 건 지나쳐” 불만
한국일보

광주광역시체육회 체육회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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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체육회에서 직책을 맡고 있는 직원들이 업무수행 경비를 규정보다 5만~25만원씩 더 받아 챙겨온 것으로 광주시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이렇게 초과 지급받은 돈은 최근 3년간 무려 8,740여 만원에 달했다. 시체육회는 또 규정을 무시하고 직렬에도 없는 직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24일 광주시감사위원회 등에 따르면 시체육회는 2014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매달 사무처장(공무원 2급 대우)과 부장(4급)들에게 직책급 업무수행 경비(직책 수당)를 65만원과 40만원씩 지급했다. 또 팀장(5급)들에게는 35만원씩, 계장(6급)들에겐 10만원씩을 지급했다. 현재 정원이 73명인 시체육회는 사무처장과 사무차장(공무원 3급 대우) 각 1명, 부장 3명, 팀장 9명, 계장 12명, 대리(7급) 18명, 주임(8급) 19명, 담당(9급) 10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월정 직책급은 직책이 있는 직원들에게 기관 간 섭외, 내부 직원 격려 등 특정 직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금액을 보전해준다는 명목으로 주는 것으로, 영수증 처리조차 필요 없어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수당은 시체육회가 직원들 보수 지급과 관련해 준용하게 돼 있는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기준보다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25만원 초과 지급된 것이다. 실제 사무처장과 부장들은 매달 5만원, 팀장들은 25만원이나 더 받아 챙겼다. 시체육회는 심지어 직책 수당 지급 대상이 아닌 계장들에게도 매달 10만원씩 지급하기도 했다. 시체육회가 이런 식으로 직원들에게 부당 지급한 돈 8,743만4,000원에 달했다.

시체육회는 또 감사위원회로부터 직원 채용도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시체육회는 사무관리규정(직급별 채용자격 기준표)에 따라 8, 9급 신규 직원은 경력 요건 없이 공개경쟁시험을 통해 채용해야 하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실제 2015~2016년 세 차례에 걸쳐 9급 직원 10명(체육 2명, 행정 3명, 기계 1명, 전기 2명, 건축 2명)를 채용하면서 직급별 채용 자격 기준표와 달리 경력을 요구하는 자격요건을 따로 정해 경력경쟁시험을 치렀다. 또 올해 2월엔 체육회 직렬에도 없는 영양사직 9급 직원 1명을 공개 채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적절한 직원 채용’이라는 감사 지적 사항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란도 적지 않다. 시체육회가 8, 9급 직원 신규 채용 당시 규정과 달리 자격기준으로 제시한 요건이 구직자들에게 취업 필수 스펙으로 여겨지는 사무자동화(OA)나 컴퓨터 활용 능력 관련 자격증 취득이었다. 영양사 채용도 올해 11개 시체육회 소속 선수합숙소 식당 운영과 관련해 1회 식수 인원이 50명 이상인 집단급식소는 영양사를 두도록 하는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른 것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감사위원회의 지적 사항이 정도가 지나친 것 아니냐”, “현장의 여건 등과 괴리된 감사 기준을 가지고 실적 위주의 보여주기식 감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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