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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fn이사람] 삼성SDI '기술마이스터' 선정된 박태구 과장 "회사지원 활용해 4개 자격증 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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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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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단위로 할당량을 정하고, 자유로운 시간조절이 관건입니다. 집중력만 좋다면 벼락치기도 괜찮아요."

삼성SDI의 대표적인 '샐러던트(샐러리맨+스튜던트)'로 소문난 박태구 과장(사진)은 24일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나와의 밀당(밀고 당기기)에서 이기기"라고 소개했다.

'주말에도 투자하라' '아침형 인간이 돼라' 등 흔히 성공한 사람이 말하는 노하우는 그에게 맞지 않았다. 남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하기에 자기 맞춤형 전략은 필수였다.

"전 공부가 안될 때 책상에 붙어 있으면 공부가 질려버려요. 그보다 공부 할당량은 정해두되 한번에 벼락치기를 하든 천천히 조금씩 하든 그날의 집중력에 따라 공부 시간을 조절했죠."

이런 노력으로 올해 5월 박 과장은 삼성SDI 울산사업장의 최초 기술마이스터 7인 중 한 명으로 당당히 선정됐다. 기술마이스터는 기능장 3개 혹은 기능장 2개와 기사 자격증 1개를 취득한 임직원에게 수여되는 명칭이다. 박 과장은 배관기능장, 에너지기능장, 기계제도기능사, 설비보전기사 등의 자격증을 보유했다. 삼성SDI는 현재 구미, 울산, 천안, 청주 사업장에서 총 53명의 기술마이스터가 탄생했다.

기능장 자격증 하나를 취득하는 데는 보통 1년이 넘게 걸린단다. 기술마이스터가 되려면 2~3년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하지만 박 과장은 각 자격증을 단 3개월 만에 땄다. "퇴근 후 회사 독서실에서 3시간씩 공부하고, 주말엔 푹 쉬었어요. 놀 땐 확 '밀어버리고', 공부할 땐 바짝 '당기자'는 '나와의 밀당' 전략이죠."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들은 그에게 가장 큰 동기 부여였다.

"당시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었어요. 학원 갔다가 오후 8~9시가 돼야 집에 왔는데 그때까지 집에서 뭐라도 해볼까 싶었죠. 아들에게 저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기회라 생각했어요. 참 기막힌 우연 아니에요? 아들의 시험기간과 아빠의 자격증 시험기간이 겹친다는 거요."

박 과장을 보고 주변 동료들도 적지 않은 자극을 받고 있다. 기술마이스터가 되면 자격수당과 승격가점이 주어진다. 기술마이스터 명예의 전당에 이름도 올리며 명실상부한 사내 '능력자'로 인정받게 된다.

삼성SDI는 2015년까지 구미와 청주사업장에서만 진행하던 기능마스터 제도를 지난해부터 전체 사업장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대상 직군도 기존 제조, 설비, 품질, 인프라 부문에 안전환경 부문을 추가했다. 박 과장은 성공적 샐러던트가 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이런 회사 제도를 치켜세웠다.

"회사의 제도와 지원을 적절하게 이용했어요. 회사에서 공부할 여건을 마련한 덕분에 힘든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었죠. 제 주변엔 열공, 샐러던트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면학 분위기가 좋다니까요."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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