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정책 거부해 신삼청교육대 끌려갔다"

황홍규 광주부교육감 "지난해 12주간 직무수행 권한 박탈"

광주시교육청 누리과정·국정교과서 거부…교육부 보복인사

황홍규 광주시교육청 부교육감.(광주시교육청 제공)2017.7.24/뉴스1 © News1 박준배 기자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지난해 박근혜정부의 누리과정 예산과 국정역사교과서 채택 요구 등에 맞섰다가 불이익을 받은 황홍규 광주시교육청 부교육감이 '신 삼청교육대'를 비유하며 전 정권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황 부교육감은 24일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린 주간 간부회의에서 "박근혜정부의 누리과정 예산과 국정역사교과서 채택 요구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12주 동안 직무수행 권한을 박탈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훈련 명령은 소속 기관인 교육감에게 있기 때문에 교육부 장관이 명령을 내린 건 법령을 위반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힘이 없었기 때문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황 부교육감은 지난해 9월부터 인사혁신처 산하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서 '12주 특별연수'를 받았다.

특별연수는 통상적인 고위공무원 교육과정과 달리 직무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 각 부처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부교육감은 지난해 누리과정 예산과 국정역사교과서 채택 문제로 교육부와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대립각을 세울 당시 정부 편에 서지 않고 장 교육감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당시 황 부교육감의 특별연수는 박근혜정부에 맞선 광주시교육청을 길들이기 위한 분풀이성 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 황 부교육감은 2014년 12월 광주시교육청에 부임해 지금까지 2년 7개월째 근무하고 있다.

일선 시도 부교육감의 평균 근무 기간이 1∼2년인 점을 감안하면 장기 근무에 해당해 '유배성'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황 부교육감은 "이런 조치가 박근혜 정부에서 진보교육감 밑에서 일했던 부교육감에 대해 핍박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지 감사원에 묻고 싶다"며 "공무원들이 일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억울하게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장휘국 교육감은 "황 부교육감은 어려울 때 지혜와 용기를 줬으나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서면 일시적인 오해와 왜곡으로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 좋은 일이 되돌아 온다"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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