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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내 아들이 알고보니 딸이었어?"..성 소수자 자녀 받아들인 할리우드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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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트 베닝·워렌 비티의 딸, 성전환 수술

도날 로그, 차남이 트렌스젠더 된 뒤 성전환 수술 계획

알리 쉬디, 레즈비언 딸과 행사 참여하기도

최근 성전환 수술 받겠다고 선언한 매직 존슨 아들 EJ

어느 날 당신의 아들이 "사실은 남자가 좋다"고 고백했다고 가정해보자.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로 요약되는 성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확산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누가 이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미국의 유명인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고민과 갈등 속에서도 LGBT 자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셀러브리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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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트 베닝과 워렌 비티 사이에서 장녀로 태어나 남성으로 성전환 수술한 스티븐. [중앙DB]




-아네트 베닝&워렌 비티

영화 ‘벅시’와 ‘러브어페어’에 출연한 아네트 베닝(59)과 워렌 비티(80). 1992년 결혼한 두 사람은 슬하에 네 남매를 뒀다. 지난해 25년만에 잡지 ‘배니티 페어’ 인터뷰에 응한 비티는 자신의 장남 스티븐(25)을 가리켜 “나의 영웅”이라고 소개했다. 스티븐은 캐더린이라는 이름의 장녀로 태어났으나 14세가 되던 해에 스스로 몸과 마음이 일치하지 않는 트랜스젠더임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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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더린'이란 이름의 '여성'이던 시절의 스티븐(오른쪽 둘째).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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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친구들에게 이런 사실을 밝힌 그는 성전환 수술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초 장녀의 결심에 당황했다는 비티 부부는 아이의 뜻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고, 결국엔 전적으로 지지하게 됐다고 한다. 성전환 수술을 한 아들이 또 다시 자신이 게이임을 밝혔을 때도 이를 받아들였고, 지금은 트랜스젠더의 권리옹호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 아들을 전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도날 로그

미드 ‘고담(Gotham)’의 주인공 도날 로그는 지난달 26일 “오늘 새벽 2시 정도에 우리 아이 제이드가 버클리 센터 부근에서 행방불명이 됐다. 키 182㎝에, 초록색 후드티와 밀리터리 재킷을 입고 있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도날은 두 아들(핀, 아로)을 두고 있었기에 “도날에게 딸(제이드는 여자 이름)이 있었나”란 의문을 가진 팬들이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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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 로그와 차남 아로의 모습. 아로는 트렌스젠더임을 밝힌 뒤 이름을 '제이드'로 바꿔 현재 성전환 수술 중이다.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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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 로그와 행방불명 뒤 발견된 제이드(오른쪽 사진)의 모습.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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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니, 제이드는 차남 아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제이드는 FBI 수사 끝에 2주만에 발견됐다. 15살이 될 때까지 그를 아로(아들)로 불렀던 도날은 지금은 제이드(딸)로 받아들이고 있다. 도날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이드를 통해 좋은 사람들(트랜스젠더들)과 만날 수 있었다”며 제이드가 현재 성전환 수술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알리 쉬디

영화 ‘데브라 윙거를 찾아서’ ‘노이즈’ 등에 출연한 알리 쉬디는 2010년 ‘트레보 프로젝트(LGBT의 자살방지를 지원하는 단체)’ 10주년 기념행사 레드카펫에 딸 레베카 란즈베리와 동행했다. 그는 “딸이 얼마 전 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했고, 내게는 매우 개인적인 문제”라고 당당히 밝혔다. 사실 알리는 모친 샬럿도 이혼 후 80년대 초반에 레즈비언임을 커밍아웃한 바 있다. 알리는 어머니와 파트너들과 함께 생활한 이력 때문인지 이런 문제에는 아무런 편견이 없었다고 한다. 알리 역시 레즈비언을 주제로 한 영화 ‘하이 아트’에서 열연, LGBT 팬들이 많은 여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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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으로 커밍아웃한 딸 레베카 란즈베리와 함께 한 알리 쉬디.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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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존슨

80년대 미국 프로농구의 신으로 불린 매직 존슨(58). 디자이너인 쿠키와 91년 결혼, 92년 아들 EJ과 95년 입양한 딸 엘리사를 뒀다. 4년 전 방송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베벌리힐즈의 금수저(Rich Kids in Beverly Hills)’에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가 그의 아들 EJ였다. 당시 뉴욕대 3학년이던 EJ는 어려서부터 바비인형 놀이를 즐겨 했다. 17세 때 부모에게 자신이 게이임을 고백했다. 존슨 부부는 이전부터 이런 사실을 감지하고 있었기에 어린 아들에게 운동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각종 스포츠 이벤트 때도 여성스러운 옷차림을 한 아들을 아무렇지 않게 데려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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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존슨과 최근 성전환 수술을 받겠다고 선언한 그의 아들 EJ.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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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 존슨의 아들 EJ의 최근 모습.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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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자신이 게이라고만 생각했던 EJ는 뒤늦게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깨닫고, 곧 성전환 수술을 받겠다고 선언했다. 육상선수 출신의 브루스 젠너가 성전환수술을 받아 ‘케이틀린 젠너’가 된데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존슨 부부는 “아들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밝혔다.

-바브라 스트라이젠드

가수이자 영화배우인 바브라 스트라이젠드(75)가 전 남편 엘리엇 굴드와의 사이에 낳은 장남 제이슨(35). 제이슨과 음반작업을 함께 하는 등 사이좋은 모자사이를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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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브라 스트라이젠드와 장남 제이슨의 모습. 제이슨은 21살 때 커밍아웃 했다.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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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은 21살 때 본인이 게이임을 커밍아웃했다. 아들이 커밍아웃하기 전부터 이를 감지한 바브라는 LGBT에 관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잡지 ‘The Advocate’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아들이 고백했을때는 여러 준비 덕에 순순히 현실을 받아들였다”며 “아들 제이슨이 게이가 아니었다면….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적이 없다. 아들이 앞으로도 행복하고 애정이 충만한 인생을 보내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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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브라 스트라이젠드와 장남 제이슨의 모습. 제이슨은 21살 때 커밍아웃 했다. [중앙DB]




아버지 조지 부시 정권 시절 공화당 정치인들이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남의 성적 취향에 왈가왈부하지 말라”며 격노했던 바브라 스트라이젠드. 한편 아버지 엘리엇 굴드는 아들의 게이 커밍아웃 소식에 자신이 이혼했기 때문에 아들에게 반듯한 아버지상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오랜 세월 고민하거나 바브라 스트라이젠드를 원망하곤 했다는 후문이다.

-R 켈리

‘아이 빌리브 아이캔 플라이’ 등으로 유명한 R&B 가수 R. 켈리(50). 평소 강인한 남성 우월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자신의 딸 자야가 SNS 등을 통해 트랜스젠더임을 커밍하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기자들로부터 “딸의 결심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모두 잘못된 정보다. 억측에 불과하다”며 답변을 피해왔던 그가 3년 전 한 인터뷰에서 “인터넷 블로그 따위에 제대로 된 내용을 본 적이 없다. 사람은 자기 눈으로 본 것만 믿을 수 있다. 내 딸을 ‘아들’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분노하는 모습. 아버지의 태도에 실망한 제이(자야가 개명한 이름)는 인터뷰 공개 직후 SNS에 “나는 트랜스젠더 제이. R 켈리의 아들”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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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켈리와 최근 트렌스젠더임을 커밍아웃한 그의 딸 자야. 자야는 '제이'가 됐다. [중앙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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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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