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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문 대통령이 ‘갓뚜기’를 기업인 간담회에 부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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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이후 27~28일 처음 열리는 기업인과의 간담회는 ‘일자리 만들기’가 핵심 주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일자리 창출 상생ㆍ협력 기업인과의 대화’ 개최 소식을 전한 뒤 “이번 대화는 과거의 형식적인 대통령과의 대화 방식에서 탈피해 진솔하고 깊이 있는 대화가 가능한 형태로 진행될 계획”이라며 “일자리와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 등을 주제로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방미 경제인단과의 차담회’에 참석한 모습.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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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이 대화의 목적인 만큼 일자리 창출 모범 기업으로 평가받는 오뚜기가 초대됐다. 식품회사인 오뚜기는 최근 윤리경영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창업자인 고(故) 함태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뒤 아들 함영준 회장이 오뚜기 주식 46만5543주(전체의 13.53%)를 모두 상속받으면서 1500억원 가량의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분납하기로 했다.

특히 ‘사람을 비정규직으로 쓰지 말라’는 함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비정규직을 거의 안 쓰는 회사로 유명하다. 대형마트에 시식을 진행하며 판촉을 하는 직원까지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그래서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비율이 1.16%(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17년 1분기 기준)에 불과해 사실상 ‘비정규직 제로(0)’에 가깝다. 온라인에선 이런 오뚜기를 ‘갓뚜기’라고 부르고 있다.

청와대는 23일 간담회 일정을 발표하기 전까지도 오뚜기 측에 초대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언론을 통해 오뚜기를 ‘공개 초대’한 셈이다. 이번 행사의 기업 측 참석자는 14개 그룹의 총수 또는 대표,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과 이동근 상근부회장, 오뚜기의 함영준 회장 등 17명이 될 전망이다.

재계에선 14개 그룹을 이틀간의 간담회 중 어느 조로 편성하느냐를 놓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뚜기가 참석하는 일자리 창출 모범조, 그렇지 않은 조가 열등조가 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오뚜기는 첫 날(27일) 참석 대상이다. 그러자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정책실과 대한상의가 조 편성 논의를 하고 있다”며 “어느 날 참석하는 지는 큰 의미가 없고, 대통령과 진솔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조를 나눈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번 간담회를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는 행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박수현 대변인은 “과거에는 대통령과 기업인이 식사라는 형식 때문에 하고 싶은 말도 못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에는 실질적 대화가 이뤄질 수 있는 형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은 주로 대기업 총수와 단체 회동을 하는 형식으로 간담회를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6개월 만인 2013년 8월 청와대로 10대 대기업 총수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2개월 만인 2008년 4월 28일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라는 형식으로 대기업 총수와 회의를 한 뒤 만찬을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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