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집 수익 기부하는 '문학 직장인'
사망보험금 후원한 '중식 배달원'
"적게 벌어도 나누면 풍족해져요"
기부 어떻게 시작할지 막막하면
다리 역할 해주는 NPO 찾으세요
김보근씨와 그의 회사에서 후원 중인 아동들의 사진 |
‘내 사업이 커가는 만큼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는 마음가짐으로 김씨는 5년째 굿네이버스 해외아동결연 사업에 후원하고 있다. 그동안 돕게 된 해외 아동은 꾸준히 늘어 현재 16개국 30명이다. 매달 100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이 후원금으로 나간다. 김씨는 말한다.
“꼭 돈이 많아야 기부를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적게 벌어도 그 안에서 얼마든지 나눔을 통해 마음이 풍족해질 수 있거든요.”
김보근씨와 그의 회사에서 후원 중인 아동들의 사진 |
장애 아동 위해 후원 결심한 배정아씨 |
그것이 밀알복지재단과 배씨와의 첫 만남이었다. ‘장애 아이를 키우고 있는 내가 여기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에게 내 아이를 이해해 달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배씨는 후원을 결심했다.
배씨는 “하루는 아이 치료를 받으러 다니며 알게 된 지인이 밀알복지재단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내가 낸 후원금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걸 눈으로 본 뒤 후원자로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그는 덧붙였다.
위스타트 나눔대사 혜민스님 |
◆혜민스님 “혼자 힘들어 하지 말아요”=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마음치유학교 교장인 혜민스님은 2012년부터 위스타트 나눔대사로 활동했다. 그동안 책 인세와 강연·콘서트 수익금, 저녁 식사 경매 등을 통해 저소득 아동들을 후원해왔다.
혜민스님은 “밥을 굶거나 겨울에 잠바 한 벌로 겨울을 나는 아이들이 60만 명가량 된다. 종교인으로서 이들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아동들을 돕는 이유에 대해서는 “‘혼자 힘들어 하지 말자’가 내 삶의 모토다. 아이들은 힘들고 아파도 도와 달라는 말을 잘 못하기 때문에 먼저 나서서 돕는 것이다”고 말했다.
저녁 만찬 경매 낙찰금 1000만원 전액을 위스타트에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혜민스님은 “기회가 날 때마다 꾸준히 아이들을 음으로 양으로 도우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후원 아동을 만나러 아프리카를 방문한 백인주씨 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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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백씨는 아들 상우군과 아프리카 모잠비크를 다녀왔다. 모잠비크에는 백씨 가족이 2012년부터 월드비전을 통해 후원하고 있는 아동 루카 비키타가 있는 나라였다. 루카와 상우군은 각각 18살, 17살이었다. 백씨는 한 살 차이인 두 친구를 직접 만나게 해 주고 싶었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상우군이 갖고 온 축구공을 갖고 놀며 서먹함을 떨치고 친구가 됐다. 백씨 부자는 루카 동네 주민들에게 농기구를 선물하기도 했다. 백씨는 모잠비크 방문 후 월드비전에 보낸 편지에 ‘작은 기부가 이곳 사람들에게 얼마나 절실한지 깨달았다. 후원을 시작한 게 참 다행스럽다’고 썼다.
2011년 숨진 고(故) 김우수씨 |
출소 후 김씨는 중국음식점 배달원으로 새 인생을 살았다. 밤낮 오토바이를 몰아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월 70만원 남짓이었다. 본인은 쪽방 생활을 하면서도 그는 매달 30만원을 3명의 빈곤 가정 아동 후원에 썼다. 훗날 자신이 받게 될 사망보험금도 기부금으로 돌려놓고 장기기증까지 약속했다.
그는 2011년 9월 배달 중 교통사고를 당해 숨질 때까지 한 달도 거르지 않고 후원을 이어나갔다. “좁은 고시원 방이지만 후원 아동들의 사진이 있어 늘 마음이 훈훈합니다.” 생전 김씨는 어린이재단 측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의 사연은 2012년 ‘철가방 우수씨’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
매년 만드는 문집 수익금을 기부하는 이동은·이경민·김상민씨(왼쪽부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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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직업을 병행하면서 이들은 해마다 한 권씩 문집을 출판하고 있다. 2015년 1호를 첫 출간한 이후 현재 2호까지 나왔다. 책 수익금은 모두 세이브더칠드런에 기부했다. 세 남자는 ‘글쓰기’와 ‘기부’는 닮은 점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글쓰기와 기부 안에는 모두 상대를 위한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상대를 위한 마음이 결국 나에게 더 좋은 방향으로 되돌아 오더라고요.” ?내리리 십오번지? 3호는 오는 11월 나올 예정이다.
6년 간 아동 10명을 후원한 조익현씨(오른쪽) |
아빠의 후원 활동을 보면서 열한 살짜리 딸도 매달 용돈을 쪼개 해외 아동을 후원하기 시작했다. 조씨는 “불과 몇년전만 해도 아들은 또래 아이들이 밥을 못먹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는 더불어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이해해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상지·김준영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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