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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최저임금 부담' 나누자" 현대차, 2ㆍ3차 중소 협력사에 500억 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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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 부담 큰 2ㆍ3차 협력사에 직접 자금 지원"

협력사간 상생 유도 위해 1차 협력사 관리 체계도 개선

"당근 제공해 1차 협력사 상생 유도...지원 센터도 건립"

현대기아자동차가 2ㆍ3차 협력사들이 부담할 최저임금 인상분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지금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정해지면서 협력사들의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조치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2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500억원 규모의 ‘2ㆍ3차 협력사 전용 상생협력기금’(가칭)을 조성한다.

현대기아차가 단독으로 500억원을 조성해 어려움을 겪는 2ㆍ3차 협력사에 직접 지원금을 주는 것이다. 어떤 기준으로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어떤 절차를 거쳐 언제 지급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기금을 운용해 이자·수익금을 지급하거나 대출 자금으로 쓰는 것이 아니라 500억원 전부를 지원금으로 사용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원 방법은 협력사들의 의견을 들어서 정할 것이다. 2ㆍ3차 협력사 수가 많지만, 직원 수가 적고 규모가 크지 않은 곳들도 많아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와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사는 대부분 중견기업 이상인 경우가 많지만, 2ㆍ3차 협력사는 규모가 훨씬 작은 중소기업이 많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가장 논란이 된 부분도 중소ㆍ영세 사업자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현대차가 직접 자금을 조성해 이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500억원은 2ㆍ3차 협력사에 직접 지원하는데 쓰는 ‘소모성 기금’이 될 것"이라며 "직접 거래 관계가 없는 중소 업체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또 그룹의 예탁금을 활용해 2ㆍ3차 협력사의 운영 자금을 싼 이자로 빌려주는 1000억원 규모의 ‘2ㆍ3차 협력사 전용 대출 프로그램’도 도입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그램까지 실행되면 기존 1차 협력사 지원을 포함해 그룹 차원에서 협력사에 지원하는 자금 규모가 7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1차 협력사-2ㆍ3차 협력사 간 상생 협력을 유도하기 위한 평가ㆍ관리체계도 개선하기로 했다.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한 1차 협력사에게 인센티브 등을 제공해 2ㆍ3차 협력사를 적극 지원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를 위해 1차 협력사 평가에서 상생협력과 관련된 내용을 강화하는 등 평가ㆍ관리체계를 개선하고, 1차 협력사 평가를 신차 입찰 점수에 반영하는 ‘상생협력 5스타 제도’ 등도 새로 도입한다. 또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연계해 하도급 대금 지급이나 원자재가 정상 지급 여부 등 1차 협력사의 상생협력 활동을 점검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2ㆍ3차 협력사는 우리와 직접 거래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1차 협력사의 상생협력 노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1차 협력사에 상생협력을 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또 다른 형식의 ‘대기업 갑질’이 될 수 있으므로, 당근(인센티브)을 제공해 1차 협력 업체가 적극적으로 상생협력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력사의 열악한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센터’(가칭) 건립도 추진한다. 연건평 7600평(4층) 규모로 지어질 상생협력센터에선 협력사 임직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우수기술 전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1ㆍ2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2ㆍ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5~7개월 동안 협력사에 상주하며 품질ㆍ기술 지도 활동을 펼치는 기존의 ‘품질기술봉사단’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5000곳 이상의 2ㆍ3차 협력사는 현대기아차와 직접 거래하지 않지만, 품질 완성도를 높이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업체들이다.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상생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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