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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美로하틴의 질주…韓진출 4년만에 매출 3배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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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더M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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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창고43 강남점은 좌석만 512석, 매장면적 1320㎡(약 399평)에 달하는 대형 소고기 구이 집이다. 이곳에서 소비되는 소고기 분량만 하루에 한우 5마리에 달한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더불어 다양한 와인 리스트를 갖춰 직장 회식은 물론 가족 단위 손님도 즐겨 찾는 곳이다. 창고43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미국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로하틴그룹이다.

"창고43은 인수할 때만 해도 '시끌벅적하고 고기 굽는 연기가 자욱한' 이른바 회식 분위기에 적합한 인테리어를 갖고 있었다. 이 같은 인테리어도 장점을 갖고 있지만 한우전문점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더 나을 수 있다는 생각에 인테리어를 바꿨다. 인테리어가 고급화되니 고객들이 즐겨 마시는 주종도 소주에서 와인으로 바뀌었다."

조형민 로하틴그룹 한국 대표는 지난 18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이같이 밝혔다. 여의도 내 매장만 5곳에 달해 정치인, 증권맨 등이 즐겨 찾던 소고기 구이 집으로 유명한 창고43은 2014년 9월 로하틴그룹이 인수했다. 인수 당시 여의도 지역에 집중됐던 점포는 기존 6곳에서 현재 11곳으로 늘어났다. 창고43 매출은 2014년 140억원에서 지난해 249억원으로 늘어났고 기업 현금흐름 창출능력 지표인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9억원에서 75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조 대표는 "로하틴그룹 투자철학 중 하나는 기업에 대한 재투자를 통한 기업 성장"이라며 "기업가치를 높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고용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창고43 정직원은 인수 당시 79명에서 현재 144명으로 늘어났다.

로하틴그룹은 특수목적회사(SPC)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FSA)를 설립했다. 국내에서 추가 투자로 사업을 확장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한 포석이다. 현재 로하틴그룹은 창고43 외에 치킨프랜차이즈 BHC치킨을 비롯해 소고기 구이 프랜차이즈인 불소, 그램그램 등과 순댓국 프랜차이즈인 큰맘할매순대국 등 총 5개 음식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그는 "여러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며 가맹점을 대상으로 투명하게 비용을 집행하고 이른바 '통행세'를 받는 것과 같은 부당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프랜차이즈 본사에 대한 안 좋은 세간의 인식을 잘 알고 있을 뿐더러 로하틴그룹 내부 투자준칙이 부정 행위를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원칙 덕분에 가맹점주들 매출이 늘어나며 수익이 늘어났다. 가맹점주 이익이 늘어난 만큼 회사 이익도 커졌다. FSA는 2014년 매출 1128억원, EBITDA 210억원에서 지난해 매출 3365억원, EBITDA 893억원으로 실적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다. PEF의 경영 효율성 증가 마법이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의 '윈윈'으로 이어진 셈이다. FSA 전체 직원은 2013년 6월 135명에서 현재 360명으로 2.5배 늘어난 상태다.

조 대표는 "늘어난 프랜차이즈에 대한 경영부문을 공동으로 운영할 경우 식자재 구매, 물류비용 측면에서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며 "새로운 프랜차이즈 투자에 대한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보유 프랜차이즈 재매각 계획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로하틴그룹이 꼽는 음식료업종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내·외부 고객 관리에 대한 열정이다. 조 대표는 "하루에도 수많은 고객을 상대하고 식자재를 공급해주는 도매상을 상대하는 한편 직원 관리까지 필요하다"며 "이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열정이 사라지는 순간 사람을 잃으며 장사 역시 잘 안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하틴그룹이 가장 중시하는 투자철학은 '기업 인수 뒤 가치 키우기(Buy&Build)' 전략이다. 그는 "PEF에 대한 세간의 인식과 달리 회사를 무작정 쥐어짜 내는 것과는 정반대로 추가 투자를 통해 기업 키우기가 중요하다"며 "나중에 키운 기업을 매각할 경우 이 회사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보다 5년 뒤에도 성장이 가능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부단한 투자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조 대표는 "로하틴그룹이 한국에서 계속 투자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평판 관리가 중요하다"며 "책임 있는 투자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향후 국내 기관투자가의 추가 자금 유치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로하틴그룹은 2013년 씨티그룹의 자기자본투자팀(옛 CVCI)을 인수해 PEF 운용에 뛰어들었다. 조 대표는 CVCI 소속이던 2000년부터 18년째 PEF 운용을 맡아온 베테랑이다. 2007년에는 밴(VAN) 사업자인 KS넷을 H&Q코리아와 공동으로 인수하기도 했다. CJ CGV, CJ오쇼핑, 농심, 한불화장품 등에 대한 지분투자 경험도 갖고 있다.

[강두순 기자 /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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