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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TF기획] '품귀현상' 전자담배 아이코스, 일반 담배 대체재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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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립모리스의 신개념 전자담배인 아이코스가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전통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적잖게 들려오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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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모리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필라이트'가 기대 이상의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품귀현상까지 벌어졌다. 두 제품 모두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에도 '전통 제품'과 거리가 있어 출시 초기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아직 출시 초기인 점을 고려해 속단은 이르지만, 충분히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는 이야기도 업계 내에서 나오고 있다. 아이코스와 필라이트를 피고, 마셔 본 소비자와 업계 관계자의 입을 빌려 향후 대체재로서의 가능성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이성로 기자] '담배계 아이폰'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지난달 5일 공식 출시된 한국 최초의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가 서울을 넘어 지방으로 진출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15일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울산 등 주요 도시는 물론 분당, 판교, 일산 등 경기권에도 7월 중으로 아이코스 전용 스토어를 오픈할 계획이다.

앞서 한국필립모리스는 서울권에서도 판매망을 확대했다. 지난 13일부터 기존 2000여 개 CU 외에도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이마트위드미 등 총 2500여 개의 새로운 편의점에서 아이코스와 히츠(전용 연초)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5월 27일 사전 판매를 시작으로 한국 담배 시장에 진출한 아이코스는 출시 초기부터 흡연자들의 '핫 아이템'으로 급부상했다. 기대 이상의 반응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달엔 두 곳(광화문점, 가로수길)의 전용 스토어엔 평일에도 아이코스를 사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고, 전용 스토어 및 서울 전역 CU에선 히츠(그린) 품귀현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CU에서 히츠 그린을 구입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고, 광화문 전용 스토어에선 판매량은 사람당 5갑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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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는 형식'의 궐련형 전자담배인 아이코스는 출시와 동시에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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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내 판매망을 확장하며 공급을 늘렸지만, 여전히 히츠(그린)는 희소 상품이다. 더팩트 취재진은 19일과 20일 서울 강남(삼성, 신사, 논현역)과 강북(광화문, 종각역) 부근 편의점 10곳을 다녀본 결과 40% 매장에 히츠 그린은 품절된 상태였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히츠 그린은 들어오기 무섭게 판매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이사는 "아이코스 서울 출시 후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과 긍정적인 반응에 따라 보다 많은 성인 흡연자들이 연기 없는 담배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전국으로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흡연자, 공중 보건, 더 나아가 사회를 위해 언젠가 담배 연기 없는 제품들이 궐련을 대체할 것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아이코스와 히츠에 판매량에 대한 정확한 수치는 공개할 순 없지만, 기대 이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건 사실이다"면서 "일반 궐련 담배의 대체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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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아이코스 광화문 부근에서 만난 아이코스 이용자들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를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성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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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취재진과 만난 흡연자들은 '대체재 가능성'에 대해 반응이 엇갈린다.

아이코스 이용자들은 대부분 목 넘김이나 맛이 일반 담배와 흡사하고, 유해성분이 비교적 적고, 냄새가 없다는 장점을 이유로 '대체재 가능성이 크다'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아이코스 광화문 스토어 근처에서 만난 한 40대 흡연자는 "과거 액상형 담배와 달리 기존 연초를 사용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덜하다. 주변에 아이코스를 접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만족하는 분위기다. 유해성분, 냄새 등이 덜하기 때문에 집에서도 눈치가 많이 보이진 않는다. 최근 세금, 유해성 논란이 있지만, 충분히 대체재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30대 아이코스 사용자는 "제 직장은 이미 아이코스로 대체된 것 같다. 흡연자 가운데 약 80% 이상이 아이코스로 전향했다.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이 아닌 이상 대부분 궐련형 전자담배를 선호하고 있다"고 사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최근 금연에 성공했다는 한 남성은 "과거 흡연자로서 생각해보면, 유해성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다. 금연을 하지 못한다면 조금이라도 덜 해로운 담배를 피울 것 같다. 일단 주요 발암물질인 타르가 없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 점은 매력적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일반 담배의 대체재로 마냥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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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아이코스 광화문 스토어엔 출시 초기처럼 기나긴 행렬은 볼 순 없었지만, 아이코스를 구매하는 30~40대 남성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이성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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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반 담배 흡연자들은 과거 액상형 전자담배가 '반짝 유행'에 그쳤다는 점, 기깃값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점 그리고 기기, 연초를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운 점을 들어 '대체재보단 보완재가 될 것이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아이코스를 경험했다는 40대 남성은 "아이코스의 장점은 충분히 느끼고 있다. 하지만, 기깃값이 만만치 않고, 연초 또한 따로 구매해야 하는데 일반 담배와 가격이 비슷하다. 과거 액상 전자담배가 그랬듯, 궐련형 전자담배 역시 일종의 선택 옵션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50대 흡연자는 "얼마 전 주변의 권유로 아이코스를 구매했는데 기기와 연초를 모두 들고 다니는 게 만만치 않아 다시 일반 담배를 태우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야 모르겠지만, 나이 많은 흡연자들이 쉽게 궐련형 전자담배로 넘어가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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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궐련형 담배를 두고 '흡연자들에게 훌륭한 대체재가 될 수 있다'는 의견과 '출시 효과로 그칠 수 있다'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한국필립모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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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업계 관계자의 눈은 어떨까.

한 업계 관계자는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유해성이 많이 감소된 가열 담배는 한국에서도 분명 주목해야 할 시장이다. 흡연자들에겐 훌륭한 대체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유통 업계 관계자는 반대 입장을 내놨다. 그는 "아직 속단하기엔 이르지만, 아무래도 출시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면서 "한국 시장 특성상 초기 반응은 굉장히 빠르지만, 그만큼 빠르게 잊히는 경향이 많다. 과거 하얀 라면, 과일 소주 등 출시 효과를 이어가지 못한 사례들이 있다"면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시장에 안착하더라도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개념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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