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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관광 스타트업, 서울시에 볼멘소리...정부 역할 조정 계기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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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서울시 케이팝댄스 무료체험 프로그램 신청 페이지<직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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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국내 관광 스타트업이 영위하는 사업 영역에 연이어 뛰어들면서 관광 스타트업 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민간기업이 만들어온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경쟁하는 것은 공정경쟁을 저해, 기업 생존에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관광시장 활성화를 위해 민간영역만으로 한계가 있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직접 운영보다 민간기업 육성과 지원을 통해 산업을 키워야 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리얼케이팝댄스는 최근 서울시 관광사업과에 무료 케이팝 댄스 체험 프로그램 중단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리얼케이팝댄스는 외국인 관광객 대상 케이팝(K-POP) 댄스 체험 상품을 제공한다. 2014년 10월 해외 관광객 대상 케이팝 댄스 체험 상품을 기획, 2015년 4월 정식 사업자로 등록했다. 그러나 2015년 8월 서울시 산하기관 서울관광마케팅에서 모 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무료 체험 상품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서울관광마케팅은 몇 달간 진행되는 이벤트라고 했지만 기간을 계속 연장, 2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사업 실행도 서울시가 자체 담당하도록 변경됐다.

김민성 리얼케이팝댄스 대표는 “서울시 관광사업과에서 무료 상품을 통해 홍보하는 기능이 있어 오히려 도와준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답변만 들었다”면서 “모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무료로 하는데 같은 프로그램을 5만원 받고 팔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자신문

원모어트립과 기존 플랫폼 상품 페이지<직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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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관광마케팅이 운영하는 체험형 관광상품 온라인 오픈마켓 '원모어트립'도 체험형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중소 플랫폼 기업 반발에 휩싸였다. 원모어트립은 서울의 독특한 체험거리를 담은 관광 상품 판매로 개별 자유여행객(FIT)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해 11월 설립됐다. 영세 여행사·소상공인에게 상품 판로를 제공, 성장을 지원하고 건강한 관광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됐다.

하지만 기존에 시장을 형성한 중소 관광상품 플랫폼 사업자, FIT 상품을 유통하는 온라인 여행사와 같은 시장에서 유사한 형태의 상품을 판매해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판매 수수료보다 낮은 수수료를 책정해 공정 경쟁과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민간 플랫폼이 수익을 내기 위해서 10~20% 수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원모어트립은 5% 수준의 수수료를 적용했다.

배인호 트래볼루션 대표는 “이미 시장이 형성되고 스타트업, 대기업, 글로벌 기업 등 여러 민간기업이 키워가는 산업에 공공이 뛰어들어 시장이 교란되고 다양성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민간이 구축한 시장을 파괴하고 관련 서비스 모두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민간기업 한계를 극복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고 반박했다. 외국인 대상 체험상품 수요는 늘어나지만 다양하고 체계적인 상품 발굴·소개가 이뤄지지 않아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광정책과 관계자는 “민간에서 산재된 체험상품을 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 공공기관에서 다채롭고 풍부한 체험상품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제공하면 관광객과 중소상공인에게 모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업계 불만을 인지, 구체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을 조사·분석 중”이라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보완·조정이 필요하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 스타트업 업계는 관광시장에 대한 정부 역할을 조정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직접 뛰어들어 시장을 키우려는 발상보다 경쟁력 있는 기업을 육성·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기업과 소통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상민 한국관광스타트업협회장은 “지금까지 정부와 중소 관광 기업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원활한 소통을 통해 지원 육성에 힘이 실리는 계기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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