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최저임금 인상 현실 외면”… 속타는 中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018년 16조 이상 추가 부담 전망/“사업 접으란 소리냐” 패닉 상태/ 중기청, 진흥기금 4조로 확충/ 보증지원 23조까지 늘리기로

“소상공인이나 영세 제조업장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정부가 알고 있는지 허탈할 뿐이다. 올해 최저임금도 감당하기 어려워 근로시간을 단축했는데 내년에 또 이렇게 큰 폭으로 인상되면 영세업자는 사업하지 말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

지난 15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올해 대비 16.4% 인상했다는 소식을 들은 한 제조업자의 분노와 하소연 중 일부다.

세계일보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왼쪽에서 네 번째)이 16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관계부처 합동으로“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 완화를 위한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이번에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인해 내년에 기업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는 15조20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중기 인력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인건비도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됐다. 총 16조원 이상의 인건비 부담이 추가로 생기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특히 이번 결정이 중소기업계의 실정을 완전히 무시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중앙회의 ‘2016 중소기업 애로실태조사 종합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51.6%는 2016년 현재 적용되는 최저임금액 수준에 대해 ‘높다’ 또는 ‘매우 높다’고 응답했다. 또 51.3%는 2017년 최저임금의 동결을 원했다.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등의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2조원 수준인 소상공인시장진흥기금 규모를 4조원으로 확충하고 정책자금 대출의 저금리(현 2.3~2.7%)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보증지원 규모(현 18조원)를 2022년까지 23조원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물가상승도 우려된다. 2015년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정책연구에 실린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최저임금이 10% 인상되었을 때 전체 근로자 평균임금은 전 산업 기준으로 1%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저임금 10% 인상은 전체 물가를 0.2∼0.4% 상승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음식점 및 숙박업, 교육 및 보건서비스업, 사회 및 기타서비스업 등 주로 서비스업에서 물가 상승률이 높은 것도 주목된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최저임금 적용 근로자가 많고 영세한 이들 업종부터 비용상승 부담을 가격에 전가시키는 경향이 높아진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