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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최저임금 타결]"사드 보복에 인건비 인상까지"…화장품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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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타결 소식에 고용주 VS 알바생 희비 교차
점주들 울상…"가뜩이나 '사득보복'으로 실적도 부진한데"
알바생들, 시간당 임금 인상에 '환희'…'1만원시대' 기대도

아시아경제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브랜드숍들. 더페이스샵 매장(왼쪽)은 네이처컬렉션으로 리뉴얼 공사를 진행 중이며, 임대매장이던 에뛰드하우스(오른쪽)는 최근 운영을 종료했다. (사진=조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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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16일 중구 명동에 위치한 화장품 브랜드숍들 중 상당수가 간판을 내린 모습이다. 불과 몇 개월 만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명동 메인 거리까지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사잇골목에 위치한 매장 뿐만 아니라 중앙대로까지도 폐점하는 매장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A 화장품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점장은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7530원으로 오르면 앞으로 아르바이트생을 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이 오지 않아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인데다, 한중관계가 언제 회복될지도 묘연한 상황인데, 고정비 성격인 인건비마저 오르면 매장 운영이 어려울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사드 보복'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화장품 업계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업계는 중국이 한국여행 상품 판매를 전면 금지한 지난 3월15일 이후부터 방한 요우커 수의 급감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알바생들은 그동안 열악한 근무조건이었던 만큼 이번 최저임금인상을 반기는 분위기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15일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확정했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16.4%다. 2010년 이후 인상률이 8.1%를 넘어선 적이 없어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최저임금 인상 수준은 파격적인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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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명동 거리는 중국 관광객들이 발길이 끊어지면서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 타결 소식에 고용주들의 안색은 어둡기만 하다. 시간당 6500원의 임금을 받고 주 6일 하루 10시간(휴게시간 포함) 근무하는 직원을 예로 들면, 고용주 입장에서는 월 25만원이 더 든다.

B 화장품 브랜드숍 운영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올 것이 왔구나'라고 생각했다"며 "내년부터 한 달에 알바생들 인건비로 수십만원 가량이 오른다고 생각하니 막막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3000원, 5000원 짜리 화장품 팔아 인건비 올려주고, 임대료 내면 점주들에게는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반면 피고용인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대학생 이은주 씨는 "주위에서는 취직도 힘든데 일본처럼 '프리터족'(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젊은층)으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말도 나온다"면서도 "최저임금이 7000원대로 오른 만큼 물가도 덩달아 오르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따라 '최저임금 1만원시대'를 기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한 화장품 브랜드숍에서 근무 중인 취업준비생 A씨는 "시간당 6500원씩 받고 있는데서 1000원가량 오르면 주당 6만원이 더 오르는 셈"이라며 "최저임금 1만원시대가 도래하면 일본처럼 알바만 전전해도 생계유지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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