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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최저임금 1만원 고지 청신호…정부 압박에 경영계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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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계 최종안으로 12.8% 파격적인 인상안 제시해

'두자릿수 인상 필요하다'는 정부 압박에 부담 느낀듯

16.4% VS 12.8% 두고 표결 끝 15:12로 근로자안 채택

사용자측 "노동계와 정부가 연합 정치적 영향력 행사" 반발

11년만에 두자릿수 인상 금액으로는 역대 최고 수준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사상 첫 7000원대에 진입했다. 인상률은 16.4%로 2007년(12.3%) 이후 11년 만에 두자릿수 인상이 이뤄졌다.

노동계는 최저생계비 보전을 명분삼아 1만원 인상을 주장해왔고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갑작스레 큰 폭으로 오를 경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이 존폐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이유로 점진적 인상을 요구했다. 결과는 사실상 노동계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경영계는 정부가 노동계가 손잡고 독립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향후 최저임금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이번 파격적인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까지 올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계획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 2020년까지 1만원…정부 압박에 경영계 ‘백기’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에서 노사 양측은 8시간에 걸쳐 정회와 속개를 반복한 끝에 노사 양측이 각각 제시한 최종안을 표결에 붙였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최종 수정안으로 7530원, 사용자측은 7300원을 제시했다. 양측의 양보로 격차는 230원까지 줄었다. 특히 경영계는 12.8% (830원) 인상이라는 예전에 없던 파격적인 안을 최종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양측 안을 두고 벌인 표결 결과 15대 12로 근로자 위원측이 제시한 안이 채택됐다. 투표에는 근로자 위원 9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이 모두 참여했다. 사용자와 근로자 위원들이 모두 자신들이 제시한 안에 표를 던졌다고 보면 공익위원중 6명은 근로자 측, 3명은 사용자측 안에 표를 던진 셈이다.

최저임금위가 노동계 인상안을 수용한 것은 2020년까지 1만원 인상을 공약한 문재인 정부가 ‘올해 최소 두자리수 인상은 필요하다’며 압박해온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사용자위원들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데 있어 정치적 영향력이 행사됐다며 전원사퇴했다.

사용자 위원은 김문식 한국주유소협회장은 “독립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노동계와 정부가 연합한 결과”라며 “라 사용자위원들은 전원사퇴하고 앞으로 최저임금위에 대표자를 추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최저임금 11년만에 두자릿수 인상…인상금액 역대 최대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6470원에 비해 16.4%(1060원) 인상된 수준이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 157만 3770원으로 전년 대비 22만 1540원 오른 금액이다. 금액만 따지면 역대 최고 인상액이다.

2000년 이후 최대 인상 폭은 2001년도 16.8%다. 그러나 당시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수년간 최저임금이 사실상 동결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11년 만에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면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에는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최근 10년간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08년(8.3), 2009년(6.1%), 2010년(2.8%), 2011년(5.1%), 2012년(6.0%), 2013년(6.1%), 2014년(7.2%), 2015년(7.1%), 2016년(8.1%), 2017년(7.3%) 등이다.

어 위원장은 “오늘 의결된 최저임금 수준은 어느 한쪽의 치우친 결정이 아니라 노사의 고통분담을 통한 상생의 결정”이라며 “현재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지탱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수준에 대한 토의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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