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3일 사상 처음 2400선(종가 기준)을 돌파하며 미증유의 영역으로 진입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7.72포인트(0.74%) 오른 2409.49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2420선을 넘기도 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만 19% 올라 주요 20개국(G20) 증시 가운데 터키, 아르헨티나, 인도에 이어 네 번째로 주가상승률이 높았다.
지난달 29일 장중 2400선을 넘은 뒤 10여 일간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으나 전날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점진적 금리 인상' 발언이 2400선 돌파의 기폭제가 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상향 조정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국내 주식시장은 지난 10년간 계속돼온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오명을 씻고 본격적인 상승 추세에 돌입했다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매일경제가 이날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5명, 자산운용사·연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 17명 등 총 32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8.8%(22명)가 코스피 3000을 향한 대세 상승이 시작됐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주가 3000 시대' 개막은 응답자의 87.5%가 내년 하반기 이후를 기약해야 한다고 전망해 급격한 상승보다는 완만한 오름세에 힘이 실렸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기업의 깜짝실적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연내 코스피가 2600선 정도에는 충분히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에서만 10조원 이상을 순매수한 상태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시가총액 점유율도 37%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한편 한국은행은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이날 "국내외 여건 변화를 고려해 2017년 성장률은 2.8%, 2018년에는 2.9%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올해 국내 경제는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출 및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이고 민간소비 부진도 점차 완화되면서 개선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1.25%로 13개월째 동결했다.
한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내 경제는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신헌철 기자 /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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