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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사상 최초로 종가 기준 2400을 돌파한 코스피가 하반기에도 정보기술(IT)과 반도체 업종을 위주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수가 오르는 속도는 다소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에만 20% 가까이 치솟았던 가파른 그래프가 하반기에도 똑같이 재현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얘기다.
올해 남은 기간에 코스피가 20% 더 상승하면 지수가 단숨에 2900에 육박하는데, 하반기 금리 인상 변수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이르면 내년 말 3000 고지 언저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 이익이 좀 더 큰 폭으로 늘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매일경제가 코스피 2400 시대를 맞아 13일 증권사와 운용사, 연기금 등 32명의 자본시장 전문가를 상대로 긴급 설문을 진행해 답변을 분석한 결과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가운데 22명(68.8%)은 이번 랠리가 대세 상승의 초입 부근이라고 분석했다. 2400을 넘은 코스피가 랠리를 이어가 3000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시기를 놓고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이번 랠리가 2400을 넘어 3000까지 갈 것으로 예측한 22명의 전문가 중 절반(11명)은 내년 하반기 안에 코스피 3000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나머지 절반은 3000 시대 개막이 2019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내 3000 시대 개막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의견은 1명에 불과했다. 큰 그림에서 볼 때 코스피가 3000까지 올라갈 에너지는 충분하지만, 연초 이후 급하게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단기 조정 장세는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말 미국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면 시장에 충격이 닥칠 것"이라며 "올해 고점은 2600 안팎에서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초 2000 선에서 출발한 코스피가 연내 3000을 돌파하려면 1년간 지수가 50% 오르는 급등장이 펼쳐져야 하는데, 하반기 대외 변수를 고려하면 그럴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얘기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10월쯤 코스피 2600 도달 가능성이 높다"며 "금리 인상 국면에서 채권시장에서 주식시장으로 돈의 큰 흐름이 이동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코스피 3000 시대 개막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는 단연 '기업 이익의 증가'가 꼽혔다. 설문에 참여한 32명의 전문가(복수응답)중 25명(78.1%)이 기업 이익이 더 많이 올라야 코스피가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102조원이었지만 올해 많게는 14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 덕에 코스피 12개월 선행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여전히 10배 미만에 머물고 있다. 미국(15배), 독일(15배), 영국(15배), 일본(14배), 대만(13배)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해 저평가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 순이익이 내년에도 증가한다면, 탄력을 받은 코스피 그래프가 내년 말에 현 지수 대비 25% 더 뛴 3000에 도달하는 게 불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니다. 반기별로 코스피가 7~8%씩 오를 만한 여력은 여전히 있다는 분석이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 수준에 있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은행주들이 두 배 오르면서 지수 상승분의 60~70%를 차지했다"며 "다른 종목 중에 코스피가 2000대였던 당시와 주가가 별로 차이가 없는 기업도 많아 코스피 추가 상승 여력은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상승을 위해 배당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컸다. 전체 15명의 전문가(46.9%)가 3000 시대 개막 선결 조건으로 한국의 낮은 배당률을 거론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한국 주식시장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1.89% 수준으로 영국(4.23%), 대만(3.97%), 싱가포르(3.43%), 중국(2.22%), 미국(2.03%)과 비교해 낮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스튜어드십 코드 확대 등 카드로 기업 배당을 독려할 의지를 보이고 있어 추후 코스피 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4명이 코스피 상승을 위해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배당성향이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야 외국인 투자 물꼬가 끊기지 않을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는 실적 못지않게 코스피 상승 주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연초 이후 10조원 넘게 코스피를 순매수한 외국인투자자 심리 저변에는 한국 기업지배구조가 개선될 거란 기대감이 숨어 있다는 얘기다.
[홍장원 기자 / 김효혜 기자 /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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