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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글로벌 스타트업] ⑩경영학도의 로망 '회계사' 사라지나…獨 회계 전문 스타트업 스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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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 개막 준비로 분주하다. ICT와 다른 산업이 융합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가 열리는 만큼, 융합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신생 기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인더스트리 4.0 정책에 따라 신규 먹거리를 찾는 독일은 물론 벤처 창업이 활성화된 미국,유럽 등 다양한 국가는 히든 챔피언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열을 올린다. 최근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글로벌 트렌드에 보조를 맞춘다. 취임 초기 '일자리 위원회'를 만든 문 대통령은 소득 주도 성장을 내걸고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이다. IT조선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 중인 스타트업 소개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 기업에게 이정표를 제시하고자 한다.

대학에서 경영학 전공 학생의 대표적인 희망 직업 중 하나는 회계사다. 재무,원가 회계 등을 공부하다 보면 회계사는 이들 이론을 실제 적용해 볼 수 있고, 전문성을 더 키워갈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들의 회계사 꿈이 사라질 수 있다. 인공지능(AI)이 회계사의 주 업무를 대체할 수 있는데, 독일 스타트업 스맥이 실제로 회계사의 전통 업무 분야를 적극 공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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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회계 법인 중 하나인 언스트앤영(EY)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2020년까지 AI 영향으로 회계 대학원 신규 모집 인원이 최대 절반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IT전문 매체 벤처비트는 미국 전역에 있는 300만개의 회계 관련 일자리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계사 자리를 위협하는 인공지능 회계 소프트웨어를 선보인 대표적인 회사로는 독일 스맥(Smacc)을 들 수 있다. 2015년 베를린 근교 포츠담에서 설립된 스타트업 스맥은 AI를 활용해 자영업,스타트업,중소기업 등 업체의 회계 관리와 자산 운용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울리시 에억스레벤, 야노슈 노박, 슈테판 코슈 등 세 명이 함께 창업했으며 현재 50명쯤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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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창업자는 모두 각자 창업했던 경험이 있다. 이들은 회사 회계,자산 관리를 하던 중 투입 시간,비용이 많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자신들과 처지가 비슷한 신규 창업자와 중소기업 등을 위한 회계,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해 스맥을 창업했다.

스맥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가입자가 회계 처리에 필요한 문서,영수증을 이메일,앱 등을 이용해 스맥에 보내면, 스맥은 문서를 암호화한 후 회계 관리 기계로 분석을 한다. 딥러닝 기술이 가미된 이 기계는 각각의 문서를 스스로 학습해 매출,비용,유동성 자산 등을 추출해 계산하고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한다.

서비스 범위는 일반 회계 관리 업무는 물론 자산 관리 서비스도 포함된다. 한 달 지출 내역을 분석해 식비,세금,보험료 등 카테고리를 만들고, 회사가 얼마나 지출했는지 알려준다.

미샤엘 노이만(35)씨는 독일 베를린에서 위치 기반 서비스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을 운영 중이다. 그는 "부기 작성 등 회계 관리를 위해 매일 밤 영수증, 결제 문서를 하느라 씨름했다"라며 "스맥을 이용한 후에는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스맥 이용료는 회계 처리를 요청한 기업의 종사자 수만큼만 부담하면 된다. 1인 기업의 경우 이용료는 월간 1만6000원이며, 10인 기업은 16만원, 50인이면 82만4000원이다. 스맥은 최대 100인 규모 기업의 회계 서비스를 담당 중이며, 향후 지원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노박 창업자는 "가입자가 직접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월말 마다 외부 계좌에서 입력된 비용, 수익 등을 계산하는 등 불편이 없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기반 회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는 스맥 외에도 뉴질랜드의 제로(Xero)와 영국의 크런치 어카운팅(Crunch Accounting) 등이 있다. 하지만 다른 회사의 경우 가입자가 직접 데이터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방식이다.

스맥은 사업 후 로켓 인터넷, 체리 벤처스 등 투자사로부터 총 380만달러(43억9000억원)를 투자 받았고, 앞으로는 크라우드 펀딩 등 P2P 금융 서비스도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필립 데임스 체리벤처스 투자부문담당은 "스맥이 내놓은 혁신적인 소프트웨어가 회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IT조선 윤태현 기자 yt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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