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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기자수첩]삼성전자는 5년 뒤에도 애플을 앞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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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대외적 경제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전자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삼성전자가 2분기 창사 이래 최대치인 영업이익 14조원을 기록하며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을 사상 처음으로 제친 바로 다음 날인 8일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이례적으로 삼성전자를 격려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비록 구속수감 중이지만, 이른바 '총수 부재'에 상관없이 문재인 정부의 최대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해달라는 요청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사상 최고 실적에 따른 여당의 투자·일자리 확대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축포는 고사하고,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4세대 64단 V낸드 양산에 돌입한 4일은 한국 반도체사(史)의 기념비적인 날임에도 보도자료를 한 건만 배포한 것이 단적으로 보여준다.

당장 지금이야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 덕분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중국 정부 차원에서 200조원 이상을 쏟아 부은 반도체굴기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기 시작할 경우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게 산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이후에야 신규채용 등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전장 전문기업 '하만'(Harman)을 약 9조원에 인수한 것이 마지막 M&A(인수·합병)다.

삼성전자가 중국을 따돌리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 흐름을 타고 지금처럼 전 세계 산업계를 이끌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파격적인 특대형 투자, M&A가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이런 결단을 내릴 오너도 컨트롤타워(미래전략실)도 없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인텔은 3월 153억 달러(약 17조원)를 쏟아 부어 이스라엘 IT(정보기술), 자율주행차량 카메라 제조업체 '모빌아이'(Mobileye)를 삼켰다.

삼성전자의 이번 엄청난 실적의 원동력은 최소 3~5년 전에 투자한 것이 이제야 비로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또다시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당장 이뤄질 때이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삼성전자가 5년 뒤 글로벌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을지 쉽게 예단하기 힘든 이유다.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utopi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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