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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文정부 1기 내각 핵심어는 '캠프·非고시·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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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캠프 출신 17명 중 10명으로 최다…'개혁진용' 구축

고시 출신 3명에 불과…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은 10명

여성장관 4명…역대 초대 내각 중 가장 많아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은 캠프·비(非)고시·여성 등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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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총리와 함께'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임종석 비서실장. 2017.6.27 scoop@yna.co.kr (끝)



1기 내각 각료 중 가장 광범위한 분포를 보이는 그룹은 대선캠프 출신이다. 이는 문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개혁 드라이브를 진두지휘할 수 있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개 부처 장관 중 대선 기간 민주당 캠프에 몸담은 인물은 김상곤 사회부총리 후보자와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이다.

김상곤 후보자는 민주당 중앙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유영민 후보자는 디지털소통위원장을, 김영록 장관은 조직본부 부본부장을 맡았다.

조대엽 후보자는 민주당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부소장을 맡았고, 송영무 후보자는 민주당 선대위 국방안보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박능후 후보자는 2012년 대선 때 민주당 선대위 미래캠프 복지국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고 이번 대선 때도 복지분야 정책 수립에 참여했다.

현역 의원 출신인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역시 지난 대선 때 전원 민주당 선대위에 소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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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장관은 민주당 선대위 공동위원장이었고, 도종환 장관은 문화예술정책위원장, 김현미 장관은 방송콘텐츠본부 공동본부장, 김영춘 장관은 민주당 선대위 농림해양정책위원장을 지냈다.

내각 각료 17명 중 10명이 문 대통령과 함께 대선 승리를 일궈낸 캠프 출신인 셈이다.

이처럼 대선 캠프 출신이 전면에 배치된 것은 문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를 잘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일정 부분 국정 철학을 수립하는 데도 관여한 만큼 곧바로 개혁 정책을 실행에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정부'를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중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여의도와 거리를 둬 온 역대 대통령과 달리 청와대와 국회의 간극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피력해왔다.

초기 내각에 현역의원 4명을 포함된 것도 이런 의미로 해석된다.

대선캠프 출신이 약진한 반면, 보수정권에서 내각의 주류를 이룬 고시 출신은 거의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다.

17명의 각료 중 고시 출신은 김동연 경제부 장관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3명뿐이다. 직전 박근혜 정부의 1기 내각에 고시 출신이 10명 포진했던 것에 비하면 급전직하한 격이다.

특히 3명 모두 행시 출신이고 사시 출신은 청와대까지 범위를 넓혀도 문재인 대통령 한 명뿐이다. 한때 사시 출신이 요직에 대거 포진돼 과거 군사정부 시절 '육법당'을 연상케 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던 것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특히 사시와 외시 출신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법무부 장관과 외무부 장관에도 비고시 출신인 박상기 후보자와 강경화 장관이 임명된 것은 고시 출신들만으로 구성된 주류 관료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혁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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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강경화 외교장관과 대화하며...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전직 주미대사 간담회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17.6.26 kjhpress@yna.co.kr (끝)



문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강경화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외교부가 지나치게 외무고시 선후배 중심으로 폐쇄적인 구조로 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적 구성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생각은 외교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고시 출신 중심으로 운영되는 대부분의 중앙부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고시 출신이 아닐 뿐만 아니라 해당 부처 경험도 없는 외부 전문가를 수장으로 임명, 외부충격을 가해 부처 개혁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1기 내각 구성에서 또 하나 주목할 포인트는 여성 각료의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17자리 중 4자리를 여성이 차지해 비율로 따지면 23.5%에 달한다.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여성 각료 비율 30%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역대 정부의 1기 내각 중 가장 높은 여성 비율이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각료 중 여성은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조윤선 전 여성가족부 장관 등 2명에 불과했고,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에는 변도윤 여성가족부 장관 1명만 포함됐다.

장관급으로 격상될 보훈처장에 피우진 처장이 임명된 것을 포함하고 정부조직법 개정 이후 신설될 중소벤처기업부에 여성 장관이 임명된다면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의 여성 각료 비율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여성가족부나 보건복지부·환경부 등 비교적 여성 장관의 비율이 높은 자리가 아닌 외교부·국토부 등 단 한 번도 여성 장관이 임명된 전례가 없는 자리에 여성을 임명한 것은 우리 사회의 유리 천장을 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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