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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소득주도성장 전도사, 경제수석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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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홍장표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


홍장표(57) 신임 청와대 경제수석은 ‘J노믹스’(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인물이다. 실제 그는 소득주도성장론의 주창자로 잘 알려져 있다. 대기업의 성장으로 인한 ‘낙수효과’는 수명이 다 한 만큼 중소기업과 근로자의 소득 증대를 통한 성장으로, 성장 전략의 초점을 옮겨야 한다는 게 그의 소득주도성장론의 요지다.

2014년 발표한 논문 ‘한국의 기능적 소득분배와 경제성장’에 그 핵심이 녹아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한국은 실질임금의 증가율이 상승하면 경제성장률도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한국의 노동소득 분배율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으나, 소비 지출만 크게 위축시켰을 뿐 투자와 수출을 늘리지는 못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결국 노동소득 분배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일정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는데, 노동소득이 지속적으로 떨어져왔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소득 상승 정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노동소득이 증가해야 총수요와 노동생산성 역시 상승한다는 것이다. 홍 수석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서는 실질임금 증가율이 1%포인트 상승하면 경제성장률이 0.68~1.09%포인트,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0.45~0.50%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유효수요 이론(구매력을 수반하는 유효수요에 따라 소득과 고용수준이 결정되는 것)과 유사하게,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소득을 늘리고 이를 통해 수요를 확대해 경제가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요지다.

홍 수석은 2015년 한 토론회에서 “그 동안 한국경제는 대기업 위주 수출주도 성장에 의존해 왔다”며 “하지만 기대했던 대기업 성장의 낙수효과(trickle down effect)가 약화하면서 가계소득이 위축되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했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했지만, 10대그룹 상장사 사내 유보금이 516조원에 이를 정도로, 가계와 대기업의 사정이 양극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실질임금이 늘어야 소비ㆍ투자 증가→노동 생산성 증가→경제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가 소득주도성장의 주역으로 꼽은 건 중소기업이다. 그는 “소득주도 성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은 중소기업이 될 것”이라며 “자본금 2조원인 기업 한 개보다 자본금 1000억원인 중소기업 20개가 더 낫다”고 강조했다.

같은 해 한 심포지움에서 발표한 ‘소득주도 성장과 산업생태계 혁신’이라는 보고서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폈다. 그는 “한국경제의 수출 대기업 주도 성장전략이 대기업의 낙수효과 저하와 양극화 심화, 대기업 성장 정체 등으로 한계에 부닥치면서 소득주도 성장전략이 대안으로 제시됐다”면서 “이 전략이 성공하려면 대기업에 견줘 국민경제 기여도가 높은 중소기업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이 소득주도 성장전략을 주도할 성장엔진이 되려면 낮은 임금과 이익률 등의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었다. 또 중소기업 주도의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정책과제로 ^최저임금제 강화, ^비정규직 차별해소와 정규직 전환, ^사회적 합의에 의한 생산성임금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또, ^법인세 최고세율의 원상회복, ^대기업에 대한 비과세 감면 혜택 축소를 통한 자본소득세 강화, ^근로시간 단축과 일자리 나누기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 ^공정한 하도급거래 질서 구축, ^대·중소기업 성과배분제도 개혁 등을 통한 공생의 산업생태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부분 문재인 정부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들이다.

홍 수석은 대구 출신으로 달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2004년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을 지냈고, 2014~2015년 한국경제발전학회장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부경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종=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박진석 기자 park.ji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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