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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문화재위원회 "반구대 암각화 생태제방안 거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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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 의견 많아…울산시장 "물 문제 해결되면 어떤 안이든 받아들여"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의 보존 대책으로 울산시가 제시한 생태제방 축조안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문화재위원회 김봉렬 건축2 분과위원장 등 위원 10명은 28일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반구대 암각화 현장조사를 한 뒤 울산시와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합뉴스

생태제방안 설명하는 김기현 시장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김기현 울산시장이 28일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에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에게 암각화 보존 방안으로 생태제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생태제방안이 수리적인 문제만 부각돼 대체로 거칠다는 느낌을 받았다"라며 "그동안 문화재청은 암각화 보존만을, 울산시는 물 문제 해결 위주로 주장하며 서로 평행선을 달려온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재청 입장을 고려해 문화재를 보존하고, 울산시 입장을 이해해 물 문제도 해결하는 적절한 방안을 더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위원들은 인공적 제방이 주변 자연환경을 해치고 제방이 너무 높아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김기현 울산시장은 "물 문제와 보존방안 두 가지 다 해결할 수 있으면 터널식이든 생태제방이든 어떤 안이라도 받아들이겠다"며 "다만 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문화재 보존만 하겠다는 것은 너무 난감하다, 울산시민이 수질 나쁜 낙동강 원수를 계속 마실 수는 없지 않으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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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위원들, 반구대 암각화 현장조사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문화재청 문화재위원들이 28일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방문해 암각화 그림을 살펴보고 있다.



김 시장은 환경훼손 우려에 대해 "생태환경을 고려해 제방을 쌓기 때문에 천전리각석이나 대곡천 등 다른 자연환경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방을 쌓고 암각화 앞으로 접근 교량을 설치하면 망원경으로 암각화 그림을 관찰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지금은 전망대에서 암각화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 어떤 고성능 망원경으로도 그림을 관찰할 수 없어 관광객들이 허탈해한다"고 말했다.

생태제방 축조안은 암각화에서 30m 떨어진 지점에 길이 357m의 둑을 쌓는 것이다. 제방의 폭은 하부가 81m, 상부가 6m다.

이 안은 문화재청과 울산시가 2013년부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대책으로 3년간 추진한 '가변형 임시 물막이'(카이네틱 댐) 설치가 기술적 결함으로 실패 판정을 받은 뒤 10개월 만에 대안으로 나왔다.

울산시는 2009년과 2011년에도 생태제방과 유사한 임시제방 설치안을 문화재위원회에 제출했으나, 모두 경관 훼손에 대한 우려로 부결된 바 있다.

선사시대 인류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표현한 반구대 암각화는 1965년 사연댐이 건설된 뒤 50여 년 동안 침수와 외부 노출을 거듭하면서 훼손되고 있다.

울산시는 현재 상수원인 사연댐 수위를 억지로 낮춰 암각화가 침수되는 것을 막고 있다.

이 때문에 수질이 나쁜 낙동강 하류의 원수를 구입해 식수로 공급하고 있다.

사연댐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경북 구미 운문댐의 물을 울산시로 끌어들여 물 문제를 해결하면 암각화 전면에 생태제방을 쌓지 않아도 되지만 정부의 중재력 부재, 구미시의 반대로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lee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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