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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기고] 해양사고, 막을 순 없지만 피해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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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군산해경 해양안전과장 백태종


군산해경 해양안전과장 백태종 바다를 소재로 다룬 영화는 흥미진진하거나 스릴 넘치는 스토리와 장면을 선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역화 익스토션(Extortion)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휴양지로 가족여행을 떠난 주인공은 선착장에서 레저보트를 빌려 무인도 도착했다. 인간에게 처음 허락된 무인도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며 이제 돌아가야 할 때 레저보트는 원인미상의 엔진고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물 한 모금, 가려줄 나무 그늘도 없는 그곳에서 주인공은 삶을 향한 투쟁을 시작한다.이 영화의 스토리를 접하며 공감과 먹먹해지는 감정을 지울 수 없었다.

소설이나 영화의 허구가 아닌 현실에서 충분하게 발생할 수 있거나 또는 이미 발생했을지도 모르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출항지로부터 10해리, 약 18km 이내에서 활동하는 레저보트는 출항신고 의무가 없다. 출항신고가 없다보니 누가, 언제, 어디서란 의문에 답을 줄 리가 없다.

최근 이틀에 한척 꼴로 발생하는 레저보트 사고가 불안감을 더해준다.

기관고장, 연료고갈, 배터리 방전 등 사고원인의 대부분이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되면서 위기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레저보트는 다른 선박에 비해 1t 미만의 소형선박이 대부분이다. 선내가 비좁다보니 구명조끼 이외의 구조장비는 거의 없는 실정이고, 구조를 요청할 통신장비도 휴대전화뿐이다.

만약 영화에서처럼 출항신고 없이 나간 레저보트가 암초에 부딪혀 전복돼 휴대전화마저 사용할 수 없다면 정말 끔찍한 결말로 이어질 것이다.

레저보트 사고는 분명 90% 이상 줄일 수 있다. 출항하기 전에 운항거리보다 많은 양의 연료를 채우고 시동용 배터리를 상시 점검 등, 차량관리 못지않게 선박 엔진도 수시로 점검을 받아야 한다.

휴대전화는 방수팩에 보관하고 광용량 밧데리를 지참하고 지인과 가족에게 반드시 출항시간과 활동 예정해역, 동승자, 입항예정 시간을 알려야 한다.

몇 달 전 경력 35년의 베테랑 선장이 안전을 무시하고 출항을 감행하다 전복사고가 발생해 선원 한명이 목숨을 잃은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아무리 바다에 정통하였다 한들 스스로가 챙기는 안전이 없다면 공염불(空念佛)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사고를 예측할 수 있지만, 누구나 사고에 대비하지는 않는다. 막을 수는 없지만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 단 하나의 방법은 스스로 안전을 챙기는 일이다.

(군산해양경비안전서 해양안전과장 경정 백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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