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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마약사범 5명 검거한 경찰관의 ‘여장 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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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여장하고 마약사범을 검거한 우정훈 형사.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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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 수사를 위해 여장을 하고 수사 현장에 투입된 형사의 모습이 공개됐다.

28일 경기 안양만안경찰서에 따르면 여장을 하고 마약사범 수사에 나선 우정훈(32ㆍ형사과 형사2팀 소속 경장) 형사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마약사범 5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마약사범을 검거하기 위해 접선을 시도했으나, 접근이 쉽지 않자 여장 분장을 한 우 형사를 투입했다. 마약사범과 만나기로 약속해놨지만, 현장에 채팅 상대 여성이 나오지 않으면 그대로 의심을 품고 자리를 떠 번번이 검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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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하고 마약사범을 검거한 우정훈 형사.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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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측은 “형사과 전체에 여경이 1명 뿐인 데다, 마약사범과 홀로 맞닥뜨려야 해서 돌발 상황이 벌어질 위험도 있어서 여경을 투입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우 형사는 여장한 모습으로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 기간에 현장을 누볐다. 그는 일단 마약사범들이 SNS 등 익명 채팅을 이용해 성관계 목적으로 여성을 만난다는 수법을 알아내고 마약사범과 1:1로 만나기로 했다. 그런 다음 긴 생머리 가발과 여자 속옷, 치마, 구두를 착용한 뒤 현장에 나갔다. 다행히 우 형사의 여장에 마약사범들은 의심 없이 접근했다. 경찰서 측에 따르면, 172㎝의 키의 여장한 모습을 멀리서 봤을 때는 훤칠한 여성으로 착각할 수 있었다.

우 형사의 수사팀은 마약류 범죄 집중단속 기간에 체포한 20여명의 범인 가운데 5명을 이런 방식으로 붙잡았다.

우 형사는 “어떻게 하면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여장을 하기로 했다. 이 방식을 쓴 수사 대상은 전부 검거했다”며 “검거 과정에서 격투는 없었다. 모두 완력으로 제압했다”고 말했다.

우 형사는 범인 검거를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관리했다. 지난해 한 지자체 주관으로 열린 격투기 대회 63㎏ 급에서 1등을 차지하는 등 20차례 이상 참가했던 격투기 대회에서 입상한 경험이 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도 참가해 은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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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하고 마약사범을 검거한 우정훈 형사.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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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우 형사의 활약상을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gyeonggipol)에 올려 홍보할 계획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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