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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호식이' 성추행 목격자 "꽃뱀 취급···악플량만 A4 10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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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굳은 표정의 최호식 전 회장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호식이 두마리 치킨' 최호식(63) 전 회장의 성추행 사건 당시 피해 여성에게 도움을 줬던 목격자 A씨가 극심한 악플에 시달려 괴로웠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A씨는 28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도와주고서도 악플 때문에 힘들었다. 저 같이 도와주고도 욕을 먹는 제2의 피해자가 또 생길 것 같아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다.

A씨가 밝힌 악플 캡처본 분량은 A4용지 100장에 달한다. '4인조 꽃뱀 사기단 아니냐'와 같은 내용이 심한 욕설과 함께 적혀 있다.

A씨는 "악플러들이 '여비서랑 짜고 회장 돈을 뜯어내려고 저랬다' '저 여자들도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해 꽃뱀 사기단이 됐다. 입에 담지 못할 욕도 많이 써있더라. 너무 어이없다"며 "악플을 모아보니 A4용지 100장 가까이 됐다. 원래 200장이 넘었는데 애매한 것들은 빼 추린 것"이라고 전했다.

A씨는 악플러를 고소하려다 고소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경찰 측 답변에 소장을 접수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A씨는 "경찰서에서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기에 고소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어제 다시 연락이 와 문제를 한번 더 같이 상의해보고 도와드리겠다고 말하셨다"면서 "사람들이 얼굴도 안 보인다고 추측해 소설을 쓰며 질타하는 게 참을 수가 없었다. 안 당해본 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절박한 피해자를 선의로 도와드린 것 뿐인데 욕하고 악플을 다는 게 너무 어이가 없다. 정신적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상 생활이 힘들 정도"라면서 "사실을 모르면서 제발 악플을 안 달아줬으면 좋겠다. 앞으로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자기 자신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누가 당신을 도와주겠냐. 잘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악플로 마음 고생을 하면서도 A씨는 만일 시간을 되돌려 똑같은 사건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행동하겠냐는 질문에 "(똑같이 행동)했을 거는 같아요"고 했다.

경찰은 이날 강제추행 및 체포 혐의로 최 전 회장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최 전 회장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식집에서 20대 여직원 B씨와 식사를 하던 중 강제로 신체 접촉을 하고 인근 P호텔로 끌고가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A씨와 A씨 친구 2명의 도움으로 호텔을 빠져나와 경찰에 최 전 회장을 고소했지만 이틀 만인 5일 최 전 회장측 변호인을 통해 고소를 취하했다.

경찰은 성범죄가 고소·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가 아닌 만큼 A씨 의사와 상관없이 수사를 이어왔고, 최 전 회장의 혐의가 성립된다고 판단했다.

hjp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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