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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특별하지 않은 구인 광고' 시즌 ② "야근, 회식 강요 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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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구인 광고’ 두 번째를 소개합니다. (▶첫번째 ‘특별하지 않은 구인광고', 작가 김보통씨네)우선 구인 광고문을 볼까요.

경향신문

구직 사이트 사람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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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회사 분위기 | 회식강요 안함, 야근강요 안함’이 먼저 눈에 들어오네요. ‘사내 동호회 | 그런 거 안 키웁니다’라는 조금은 장난스러운 문구도 보입니다.

위 구인 광고는 영상·웹 디자이너를 뽑기 위해 한 업체가 구직 사이트에 올린 것입니다. 28일 이 회사에 전화해 ‘구인 광고를 그렇게 올린 이유가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구인 광고를 직접 올렸다는 이 회사의 직원은 이 질문에 어리둥절해 했습니다. 잠시 뒤 “실제로 회식과 야근을 강요하지 안고, 사내 동호회를 운영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 올린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일하는 직원은 모두 정규직이며, 연봉은 구직 사이트에 올린대로 지급된다고 이 직원은 전했습니다. 야근·회식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임금은 ‘면접 후 협의’로 기재한 구직 광고문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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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사이트 사람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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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과 야근을 강요하지 않는 이유를 이 업체 사장에게 다시 물었습니다. 이 업체 사장 오유석씨는 “정시 출근해 정시 퇴근하는 것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직원 한명 당 일주일간 업무가 명확하면, 업무 이외의 것으로 평가를 받기 위해 회식이나 야근에 강제 참여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회식이나 사내동호회 등으로 직원들을 ‘가족화’ 시켜서 일을 하게끔 하는 것은 그만큼 업무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향신문

tvN 드라마 ‘미생’ 화면 갈무리


‘혹시 야근을 하면, 매출이 더 오를 수도 있지 않을까요?’라고도 물었습니다. 이에 오씨는 “한 사람이 하는 일의 양에 대한 고려 없이 과도한 일을 주고 ‘빨리 퇴근해라’고 말 하는게 대부분의 모습”이라며 “(그러나)인간으로서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 했을 때 직원도 회사도 건강해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직원들의 ‘칼퇴’를 기준으로 회사의 매출 시나리오와 자금 운용 계획을 짰다고 합니다.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하나도 ‘특별하지 않는’ 기업들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특별하지 않는 기업 관계자분들은 향이네(h2@khan.kr)로 연락주세요. 야근과 회식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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