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9 (화)

“100% 정품이에요”…온라인 쇼핑몰서 믿고 산 브랜드 운동화 알고보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지난해 9월 지식인에 올라온 임씨의 온라인 쇼핑몰 사이트 관련 질문과 댓글. [인터넷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풋OOOO 사이트 운동화 정품 맞나요?'

'네 정품입니다. 안심하고 구입하세요.'

지난해 9월 네이버 지식인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이다. 질문 작성자가 답변을 보고 운동화를 구입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이 답변은 거짓이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달 21일 해외유명 스포츠 브랜드 운동화 모조품을 마치 정품인 것처럼 속여 판매한 혐의(사기 및 상표법 위반)로 이 사이트의 운영자 임모(38)씨를 구속했다.

중앙일보

임씨 일당이 운영한 온라인 쇼핑몰. [사진 서울 종암경찰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중국서 공급되는 '짝퉁' 운동화를 국내에 정품이라고 속여 팔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지난해 초 중국으로 출국했다. 중국에 도착한 뒤에는 그해 4월 중국동포 양모씨, 정모씨와 광저우에 사무실을 차리고 온라인 쇼핑몰 3곳을 개설했다. 양씨는 운동화 공급, 정씨는 쇼핑몰 관리를 맡았다. 중국 공장들을 통해 공급 받은 운동화들은 원래 가격에 70%를 더 붙여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했다. 실제로 이 쇼핑몰에서 판매한 21만원 짜리 운동화는 중국 공장에서 6만원에 구한 신발이었다.

임씨 일당은 지식인이나 블로그, 쇼핑몰 게시판 등에 허위 구매후기를 작성해 자신들의 쇼핑몰에서 정품이 거래되는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였다. 실제 정품보다는 최대 30% 가량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 쇼핑몰 상담전화로 걸려오는 문의에는 '판매 제품은 모두 100% 정품이다', '배송 날짜는 해당 브랜드에서 세관 통관 검수 과정 중에 있어 늦어질 수 있다' 등의 식으로 답변했다. 그렇게 총 1103명에게서 2억6000만원 상당을 판매했다.

중앙일보

임씨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했던 모조품 운동화들. [사진 서울 종암경찰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찰은 해당 쇼핑몰에 '반품을 요청했는데도 환불이 안 되고 있다', '사무실이 전화를 안 받는다' 등의 불만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을 보고 수사에 들어가 임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임씨와 양씨·정씨는 각자 역할을 철저히 분담하는 동시에 중국 메신저를 사용하면서 조직화된 점조직 형태를 유지하는 방법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했다"고 말했다. '제품이 가품인 것 같다'는 고객들의 문의나 환불 요청에는 신속히 환불해줌으로써 신고를 피하기도 했다. 경찰은 쇼핑몰의 또 다른 운영책이었던 양씨와 정씨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SNS에서 만나는 중앙일보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포스트]

ⓒ중앙일보(http://joongang.co.kr) and JTBC Content Hub Co., Lt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