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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침체된 전통시장에서 펼치는 이마트의 실험...'전통시장-청년-대형마트' 상생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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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에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 오픈

선산봉황시장은 2층 공실만 24년째 방치

'청년몰'과 '노브랜드' 넣고 젊은 고객 유치

지역 상인과 협의해 판매 품목도 조정해

중앙일보

선산봉황시장 입구의 모습. '다같이 함께 상생'이란 문구가 한 가운데 씌어있다. [사진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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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가 침체한 전통시장, 청년 상인과 함께 상생할 수 있을까. 이마트가 이런 실험을 시작했다. 27일 경상북도 구미시 선산읍에 있는 선산봉황시장에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를 열면서다. 상생스토어는 지난해 8월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 이어 두 번째지만 ‘청년 상생스토어’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마트는 공실이던 선산시장 A동 2층 1652㎡(500평) 공간을 노브랜드 매장과 청년몰로 꾸몄다. 420㎡(약 125평) 공간에는 노브랜드 매장이 들어서고 청년상인 17명이 운영하는 청년몰은 840㎡(250평) 규모다. 상생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노브랜드 매장에 가기 위해서는 청년몰을 거쳐 가도록 동선을 짰다.

무엇보다 의미가 있는 것은 이마트가 주도한 게 아니라 지역 청년 상인이 주도했다는 점. 선산봉황시장에서 2015년부터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김수연(39)씨가 먼저 이마트 측에 제안했고 시장 상인을 설득했다. 김씨는 시장 1층에 자리한 ‘오! 은하수공방’에서 천연비누 등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김씨가 이마트에 상생스토어를 제안한데는 사연이 있다. 본래 선산봉황시장 5일장은 조선시대부터 시작됐을 정도로 유서가 깊고, 연간 평균 1만 명 이상이 찾는 재래시장이었다. 하지만 1993년 현대화 완공 후 들어선 상가형 시장이 되면서 활력을 잃기 시작했고 2층은 24년간 공실로 방치된 상태였다. 2015년만 해도 8명의 청년상인이 점포를 운영하고 있었으나 현재 2개의 점포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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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선산봉황시장 2층에 문을 연 '노브랜드 청년 상생스토어'의 모습 [사진 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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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고민하던 김씨는 당진전통시장 내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사례를 접했다. 이후 시장 상인들에게 상생 스토어 유치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 지난 2월 시장 상인회는 이마트에 상생스토어 개설을 제안했고, 당진전통시장 벤치마킹ㆍ설명회를 거쳤다. 이후 상인회 구성원들의 100% 동의를 얻어내면서 청년 상생스토어가 문을 열게 됐다.

이마트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판매 품목을 시장상인회와 협의해 조정했다. 신선식품 중에서는 내륙 지역인 구미에서 생산되지 않는 생선, 조개 등 수산물만 판매한다. 주로 가공식품과 생활용품 등 공산품 위주로 판다. 노브랜드 매장 바로 옆에는 장난감이 구비된 ‘어린이 놀이터’와 카페도 들어섰다. 젊은층의 방문을 늘리기 위해서다.

시장 상인들은 상생스토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선산봉황시장상인회 박성배 회장은 “처음에는 몇몇 분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결국 시장을 살리자는 취지에 공감해 100% 동의를 얻어냈다”며 “상생스토어가 잘 자리잡아서, 다른 시장도 더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지난해 당진전통시장에 첫 선을 보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청년상인과 협의를 통해 더 발전한 형태의 상생 모델로 진화했다”며 “지혜를 모아 상생을 이룰 수 있는 방식으로 상생스토어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장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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