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이 경제 등 전 분야 혁명적 변화 가져올 가능성”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세계 경제는 두 차례 에너지 혁명을 거쳐 고속성장했습니다. 1차 산업혁명은 석탄이, 2차 산업혁명은 석유와 전기가 원동력이 됐죠. 이제는 미생물 에너지가 신(新) 에너지 혁명을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영훈<사진> 대성그룹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성그룹 70주년 기념 글로벌 에너지 콘퍼런스에서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미생물의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부터 세계 최대 민간 에너지 기구인 세계에너지협의회(WEC)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앞으로 30년 후에는 미생물 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원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그는 “전체 에너지의 3분의 1은 미생물, 다른 3분의 1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나머지 3분의 1은 기존 화석연료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화석연료 중에서도 절반은 가스가 차지하고 나머지 절반이 석탄과 석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보편적인 에너지원인 석탄과 석유의 시대가 확실히 저물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회장이 미생물에 주목한 것은 기존 화석연료와 그 대체로 떠오른 신재생에너지의 한계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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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석연료는 안정적인 에너지원이지만 온실가스 배출로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지속가능성 측면은 뛰어나지만 태양과 바람 등 에너지원을 통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사실 화석연료도 죽은 미생물을 활용하는 원료인 만큼 이제 살아있는 미생물에서 가능성을 찾아보자 생각했는데 의외로 미생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기술이 이미 상당 수준에 도달해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전공학과 합성생물학 등을 활용해 살아있는 미생물로부터 에너지를 추출하는 기술이 급속히 진전되고 있다”면서 “미생물이 이끄는 에너지혁명은 단순한 에너지혁명에 그치지 않고 경제혁명 등 전 분야에서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그룹 계열사가 미생물을 이용한 사업으로 이미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대성환경에너지는 쓰레기를 수거한 뒤 이를 2∼3년간 흙으로 덮어놓고 여기서 나온 매립지 가스를 포집해 판매하는데, 천연가스 계열사보다 수익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룹의 100년 비전이자 ‘식량, 에너지, 물(Food-Energy-Water)’이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개념의 이날 ‘FEW 넥서스’ 콘퍼런스에는 대성그룹 임직원과 국내외 석학, 벤처기술자, 투자자 등 총 200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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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퍼런스 후에는 미생물 관련 과학기술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포럼도 열렸다. 이는 김 회장이 세계에너지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강조한 비전 중 하나로 이번 행사를 통해 시범적으로 선보인 것이다.
미생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에너지 분야 신기술을 보유한 6명(회사)이 발표했고 30여개 벤처캐피탈사(VC)가 참여했다.
김 회장은 “미생물 관련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여러 장애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진지한 토론이 매우 흥미로웠다”면서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미생물에너지, 나아가서 미생물을 활용한 물과 식량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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