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개헌추진본부, 시안 마련… ‘자위대는 방위 실력 조직’ 조항 신설
문민통제 원칙도 명기하기로
자민당 헌법개정추진본부는 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제안에 따라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내 왔으며 이번에 마련된 개헌안 시안을 향후 당내 논의를 활성화하는 데 기초로 삼을 방침이다.
시안에 따르면 현행 헌법 9조 1항(전쟁과 무력행사 영구 포기), 2항(전력을 보유하지 않고 국가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은 그대로 두되, ‘9조의 2’를 별도로 만든다. 여기에서 자위대를 ‘우리나라(일본)를 방위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도의 실력 조직’이라고 정의하고 ‘9조의 규정은 자위대 설치를 막는 것으로 해석돼서는 안 된다’고 명기한다.
자민당은 아울러 9조의 2에 2항도 만들어 자위대에 대한 문민통제 원칙을 분명하게 밝히기로 했다. 총리가 자위대에 대한 최고지휘감독 권한을 가지며 자위대는 국회의 승인 등 기타 민주적 통치제도에 복종한다는 내용이 명기될 예정이다.
일본의 역대 정권들은 ‘전력(戰力)’ 보유를 금지한 현행 헌법 9조 2항에 따라 자위대에 대해 ‘전력에는 이르지 않는 필요 최소한도의 실력 조직’이라고 해석해 왔다. 이 같은 해석은 아베 정권이 2015년 ‘필요 최소한’을 강조하며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는 안보관련법제 개정안을 강행 통과시킬 때도 사용됐다. 자민당은 ‘실력 조직’이라는 단어는 그대로 사용하되 위상과 활동 영역이 넓어진 자위대 존재를 법적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다.
자민당은 아베 총리가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을 새 헌법 시행 시기로 제시한 점을 고려해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8월 말까지 집중 토론을 벌인 뒤 가을경 당 차원의 개헌안 초안을 마련해 연말까지 개헌안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21일 자민당 의원 130여 명이 참가한 개헌 논의 회의에선 아베 총리의 개헌 제안에 대해 이견이나 신중론이 적잖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의 의견은 크게 3갈래로 △자민당 시안을 지지하는 의견 △7, 8월 논의만으로 결론 내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신중론 △보다 과감한 개헌을 요구하는 강경론으로 갈렸다.
도쿄신문은 “아베 1강(强) 체제 자민당에서 이처럼 많은 이견이 나온 것은 드문 일”이라며 “변화의 조짐”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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