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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오불도, 제 집 송광사로 돌아가 기뻐”…“문화재 환수 좋은 선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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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난당한 18세기 불화 한국 반환 미국인 마티엘리, 자승 스님 예방

경향신문

도난당했다 미국으로 흘러간 18세기 불화 ‘송광사 오불도’를 한국으로 반환한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92·사진)가 20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이날 서울 종로구 불교역사문화박물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나 “송광사 오불도가 원래 집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귀중한 문화재의 가치를 되살릴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다”면서 “이런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돼 뜻깊다”고 덧붙였다. 자승 스님은 이에 대해 “한국 불교의 소중한 보물을 잘 보관해 주신 데다 도난 문화재 반환 측면에서도 좋은 선례를 남겨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이 자리에는 마티엘리의 부인 샌드라 마티엘리, 브라이언 페리소 미국 포틀랜드 아트 뮤지엄 관장, 불교중앙박물관장 현조 스님 등도 함께했다.

마티엘리가 오불도를 구입한 것은 1970년대 초다. 주한 미8군에서 미술품을 관리했던 그는 틈나는 대로 인사동과 안국동을 다니며 한국적인 미술작품을 모았다. 안국동의 한 골동품점에서 구겨져 있던 오불도를 발견한 그는 이를 구입한 뒤 표구해 개인적으로 보관했으며 2014년 포틀랜드 아트 뮤지엄에 기탁했다. 문화재청은 지난해 포틀랜드 박물관 소장 오불도가 도난된 불화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환수작업에 들어갔다.

마티엘리에게 한국은 두번째 고향이나 마찬가지다. 1958년 서른세 살 때 한국에 온 그는 서울에서 아내를 만나 서울시청에서 결혼하고 1988년 떠날 때까지 30년을 살았다.

오불도는 오는 24일 송광사에서 일반에 공개된다. 송광사 성보박물관은 이날 개막하는 특별전에서 오불도와 불조전에 봉인돼 있는 다른 불화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티엘리 부부는 이 자리를 비롯해 전날 송광사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도 참석한다. 오불도는 조선시대 후기 화승인 의겸이 제작한 ‘오십삼불도’ 중 하나다. 오십삼불도는 칠불도 1폭, 구불도 2폭, 십사불도 2폭, 오불도 2폭 등 7폭으로 구성된다. 오불도 2폭은 1969~1970년 진행된 불조전 보수공사 과정에서 다른 전각으로 옮겨졌다가 사라졌다. 이 중 1폭이 마티엘리가 보관하던 그림이다.

<박경은 기자 k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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