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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초등생 숨진 스쿨존, 인도 없이 10년 방치 '위험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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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안내표지판조차 없었고 현재도 보호시설 없어…경찰 "개선 방침"

청주CBS 장나래 기자

노컷뉴스

어린이보호구역 한쪽에 인도가 없어 자전거를 탄 학생이 차도 위를 지나고 있다(. 사진=장나래 기자)


지난 15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시내버스 뺑소니 사망사고는 형편없는 교통시설도 한 원인이었다.

어린이보호구역이었지만 인도조차 없이 10년 넘게 방치되다시피하면서 결국 어린 생명까지 앗아갔다.

닷새 전 초등학생이 시내버스에 치여 숨진 청주시 옥산면의 한 도로.

어린이보호구역이지만 도로 한 쪽 끝은 인도조차 없이 주차장과 맞닿은 30여cm 공간이 보행 공간의 전부다.

폭 6m 남짓에 불과한 왕복 2차로의 좁은 도로에 불법 주차 차량까지 늘어서 버스 등 대형차량이 회전하려면 중앙선을 넘어야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반복된다.

매일 이 도로를 지나는 한 버스 운전기사는 "최근에 아파트 등이 생기면서 차량 통행량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도로"라며 "안 그래도 도로가 좁은데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보행자와 차량이 차도에 함께 뒤엉키는 위험천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교통 안전 시설물은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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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 좁아 버스 등 대형차량이 회전하려면 중앙선을 넘어야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한다. (사진=장나래 기자)


20일 청주시청 등에 따르면 도로 앞에 어린이집이 있어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된지 무려 11년이 지났지만 불과 1년 전 민원이 있고서야 안내표지판이 세워졌다.

인근 어린이집 관계자는 "어린이집 바로 앞 도로인데 위험하다고 판단이 들어 지난해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며 "그제서야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안내표지판만 설치해줬지만 기어코 우려하던 일이 발생해 정말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여전히 과속방지 시설이나 보차도 분리대 등도 없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마을 주민은 "인도만 있었어도 이런 사고는 없었을 것"이라며 "아이들이 차도 위를 걸어갈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사고도 시내버스가 18㎞/h로 서행하는 과정에서 초등학생이 차도를 걷다 발생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시내버스 운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도로교통공단의 교통안전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현장 도로 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조사 결과 도로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정확히 진단을 거친 뒤 대안을 시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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