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9 (화)

인터넷 AS기사 살해범 “속도 느려 주식 단타 못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식투자 손해 느린 인터넷 탓으로 돌려 불만 쌓아

뉴스1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인터넷 AS기사를 살해한 50대는 인터넷 속도가 느려 주식 거래를 빨리 하지 못해 손해를 본 것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충북 충주경찰서에 따르면 인터넷 AS기사를 흉기로 살해한 A씨(55)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 속도가 느려 ‘단타치기’를 제대로 못해 손해를 봤다. 그래서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타치기’는 주식시장 투자방식의 하나로 특정 종목에 투자한 뒤 짧은 시간에 되팔아 수익을 내는 것이다.

아무런 직업 없이 집에서 이런 주식투자를 했던 A씨는 인터넷 속도가 느려 몇 차례 거래에 실패하면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해 왔다.

특히 계속된 손해를 느린 인터넷 속도 탓으로 돌렸고, 그런 생각이 업체에 대한 불만과 망상으로 이어졌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지난 19일 진행된 범죄심리분석(프로파일링·profiling)에서도 A씨는 이런 모습을 드러냈는데, A씨는 인터넷을 못 쓰게 하려고 업체가 일부러 인터넷 속도를 느리게 했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피해의식을 보였다.

또 속도 문제 해결로 계속 민원을 제기하자 업체가 자신을 달갑지 않게 여겼을 뿐 아니라 다른 고객과 달리 차별했다는 이야기도 반복해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자신이 실패한 주식투자가 느린 인터넷 속도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며 “그런 믿음이 업체에 대한 불만, 반감으로 연결된 것 같다”고 전했다.

A씨는 지난 오전 11시10분께 충주시 칠금동 한 원룸 자신의 집에서 인터넷 설치기사 B씨(53)의 목과 배 등을 흉기로 세 차례 찔러 살해했다.

당시 A씨는 인터넷 속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 찾은 B씨에게 ‘너도 갑질 하는 거냐’ ‘속도가 왜 이렇게 느리냐’며 시비를 걸어 다짜고짜 흉기를 휘둘렀다.

갑자기 날아든 흉기를 미처 피할 겨를도 없었던 B씨는 심한 부상을 입고 간신히 건물을 빠져나와 행인에게 발견돼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sedam_0815@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