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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올댓차이나] "아시아 최대 갑부 리카싱, 내년에 은퇴"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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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리카싱의 걱정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유년 시절 전란을 피해 중국 본토에서 건너와 맨손으로 천문학적 부를 일군 홍콩 출신의 아시아 최대 부호 리카싱(89) CK허친슨그룹 회장이 내년 90세 생일을 맞아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리카싱 회장이 최근 지인들을 상대로 내년 생일을 맞아 물러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리 회장은 은퇴 후에도 이 그룹 건물 70층에 사무실을 유지하고, 선임 고문(a senior adviser) 직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친슨그룹의 대변인은 이날 리카싱 회장의 은퇴 보도에 대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그는 “리 회장은 종종 자신의 은퇴 계획과 더불어 후계자인 빅터 리(아들)를 향한 신뢰에 대해 언급해왔다”면서도 “그는 현재 건강이 양호하다. 최종 결심이 서면 은퇴 발표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카싱 회장의 은퇴가 수면 위로 부상한 데는 건강상의 문제가 한 몫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리 회장의 오랜 사업파트너인 솔리나 차우가 2년전 기자들을 만나 리 회장이 운동 중 등을 다친 뒤 미국에서 척추 수술을 받은 사실을 공개한 점을 환기했다 . 또 후계자인 빅터 리도 지난해 리 회장이 위장 질환으로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리 회장은 중국 광둥성 출신으로 소년시절 홍콩으로 이주했다. 최종 학력이 초등학교 중퇴인 그는 10대 시절부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맨손으로 거대기업을 일군 입지전적 경영자다. 조화(plastic-flower)를 제작하는 업체를 거점삼아 글로벌 제국을 일궈냈다. 홍콩 사람이 쓰는 1달러 가운데 5센트가 그의 주머니로 흘러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양한 영역에 걸쳐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재산은 330억 달러(약 37조 4946억원)로 추산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가장 돈이 많은 부호 자리를 놓고 알리바바그룹의 마윈 회장, 부동산 재벌인 다롄 완다그룹의 왕젠린(王健林)회장 등과 늘 수위를 다툰다고 WSJ은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천을 인용해 전했다.

CK허친슨그룹의 시가총액도 490억 달러(약55조 6738억 원 )로 미국의 포드자동차를 앞선다.

리 회장은 1960년대 문화혁명을 비롯한 중국 현대사의 격랑을 등에 업고 부동산에 과감히 투자하며 부를 늘려왔다. 또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 등으로 사업 영역을 부동산에서 다른 부문으로 활발히 넓혀왔다. 특히 그는 지난 1979년 허친슨 왐포아(Hutchison Whampoa)의 지배 지분을 확보하며 도시 전체를 놀라게 했다고 WSJ은 전했다.

한편, 후계자인 빅터 리(52)는 지난 2012년 허친슨그룹을 이끌 리더로 지명됐다. 그는 30여년간을 아버지인 리카싱 회장을 보좌하면서 경영자 수업을 해왔다. 홍콩중문대학의 조셉 판 교수는 “고령의 회장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 전에 고문을 지내며 후계자가 어떻게 하는 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일반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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