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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올댓차이나]노먼 찬 홍콩 통화청 총재 "페그제 바꿀 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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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홍콩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잇단 기준금리 인상과 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국들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가능성이 겹치며 거세지는 환율 상승 압력에도 불구하고 ‘페그제(고정환율제)’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노먼 찬 홍콩 통화청(HKMA) 총재는 19일 성명을 내고 “소규모 개방 경제인 홍콩 달러와 미국 달러간 안정적 환율을 유지하는 일은 적절한 선택(arrangement)이었다”며 “우리는 앞으로도 이러한 효율적 시스템을 바꿀 의도가 없고, 그럴 필요 또한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정환율제는 금융위기가 수차례 발발한 지난 30여년 간 홍콩(의 번영)에 기여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고정환율제가 이러한 외풍의 바람막이 역할을 한 사례로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리먼브러더스 발 글로벌 금융위기 ▲2014년 홍콩 민주화 시위 등을 언급했다.

고정환율제는 자국 통화를 일정한 환율 범위 내에서 달러에 묶는 제도다. 홍콩달러화는 ‘1달러 =’7.75홍콩 달러에서 7.85 홍콩 달러‘의 범위에서 거래된다. 이 범위를 벗어나면 중앙은행이 개입한다. 채권, 주식, 부동산을 비롯한 다양한 상품에 투자한 해외 투자자들은 환율 등락에 따른 ‘환 손실 우려’를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환율을 특정 수준에 묶어 둠으로서 환율이 실물 경제를 반영하지 못할 위험도 크다. 환율 등락이 무역수지를 키우거나 줄이는 '환율의 자동조절메커니즘'이 재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1997년 아시아에서 금융위기가 확산되자 태국은 외환시장에서 바트화와 달러화를 바꿔 시장을 떠나는 투자자들의 투매를 견디지 못하고 고정환율제를 전격 포기한 바 있다.

홍콩에서 고정환율제가 다시 도마위에 오른 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지난 14일 다시 기준금리를 올린 가운데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의 출구전략 또한 가시화되지 않겠는가는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국가가 기준금리를 올리면 국제 투자자금은 안전하면서도 금리는 더 상승한 이들 국가의 자본 시장 등으로 투자방향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찬 총재는 홍콩 달러를 달러 대신 위안화에 고정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4가지 조건을 제시하며 아직은 '시기 상조'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위안화가 자유롭게 거래될 수 있어야(fully convertible) 하며 ▲자본 통제가 없어야 하며 ▲충분한 넓이와 깊이를 지난 금융시장이 있어야 하며▲홍콩과 중국 양국간 경제 사이클이 일치해야 한다(synchronized)고 지적했다.

홍콩은 앞서 지난 1983년 홍콩 달러-미 달러화간 고정환율제를 도입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중국과 영국이 당시 홍콩 반환 문제를 놓고 협상을 개시하면서 해외 자본이 홍콩에서 대거 빠져나가자 특단의 카드를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yunghp@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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