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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대학 담장 넘은 연구의 힘…서울대·성균관대 기술이전 쌍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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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대학경쟁력 평가] ⑨ ‘기술이전 실적’

서울대 기술이전 수입 41.2억·138건으로 이름값

성균관대 기술이전으로 35억 챙겨 전국 사립대 1위

고려대 기술이전 수입료 33억···‘맞수’ 연세대 눌러

포항공대 10위→5위로, 세종대 42위→15위로 약진

이데일리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대학의 연구역량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가 ‘기술이전 실적’이다. 특히 해당 대학이 보유한 원천기술의 실용성을 평가할 때는 ‘기술이전 수입료’를 살펴보면 된다. 교수들이 가진 아이디어가 연구논문이 되며, 그 중 일부 기술은 특허로 등록된다. 이러한 특허기술 중 산업적 활용 가치가 높은 기술은 기업으로 이전된다. 대학의 원천기술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적 제품을 탄생시키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 서울대 기술이전 수입 41억...전국 1위

이데일리가 대학정보공시(대학알리미)를 활용, 기술이전 계약 건수 1건 이상의 전국 127개 대학의 기술이전 수입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가 2016년 기준 41억 2665만원(13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균관대가 35억 7627만원(109건)으로 2위를, 고려대가 33억 5369만원(119건)으로 3위를 차지했다. 한양대(4위·31억 7258만원), 포항공대(5위·31억 2807만원)가 상위 5개교에 이름을 올렸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학교 차원에서 10억원 이상의 대형 기술이전에 초점을 맞추고 전략적으로 교수들의 연구를 지원했다”며 “특히 기술이전 수입 중 최대 80%를 해당 교수에게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등 연구진에 동기를 부여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전년(2015년)과 비교하면 서울대와 성균관대의 순위는 변동이 없다. 반면 전년 4위였던 고려대는 24억 1485만원이었던 기술이전 수입이 9억 3884만원 증가하면서 3위로 올라섰다. 전년 3위였던 한양대는 같은 기간 25억 7049만원에서 31억 7258만원으로 기술이전 수입이 약 6억원 늘었지만 고려대의 선전에 밀려 4위로 내려앉았다.

김상식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고려대는 3~4년 전부터 논문의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춘 방향으로 교수업적평가를 개선한 뒤부터 상위 저널에 게재되는 논문 비율이 늘고 있다”며 “교수들의 논문 중 실용적 가치가 높은 논문이 많이 생산되면서 기술이전 실적도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 포항공대 기술이전 수입 12억 증가

상위 5개교 중에선 포항공대의 약진이 가장 두드려진다. 포항공대는 2015년 18억 3983만원으로 10위에 그쳤지만 지난해 31억 2807만원으로 5위에 올랐다. 1년 사이 기술이전 수입이 12억 8824만원이나 증가하며 순위가 5계단 뛰어올랐다.

정완균 포항공대 산학협력단장은 “생명과학 쪽에서 대형 기술이전이 늘었고 학교 차원에서도 ‘가치 창출’을 강조하면서 교수들이 마음 놓고 연구에 집중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이런 분위기가 기술이전 실적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공대에 이어 경희대(26억 9822만원)·연세대(26억 1681만원)·KAIST(26억 494만원)·전남대(22억 2113만원)·부산대(18억 8681만원)·경북대(16억 558만원)·서강대(15억 7361만원)·전북대(14억 508만원)·충북대(13억 5582만원)·세종대(13억 5285만원)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중에서는 세종대의 약진이 눈에 띈다. 세종대는 전년 3억 168만원으로 42위에 그쳤으나 지난해 10억 5117만원이 증가하면서 순위가 27계단이나 상승했다.

김선재 세종대 산학협력단장은 “우리 대학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동영상 압축·해제 기술이 글로벌 표준 특허로 등록되면서 2015년부터 기술 수입이 증가한 영향이 컸다”며 “현재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치매예방 신약을 개발한 게 있어 앞으로도 기술이전 수입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세종대 기술수입 10억 증가...27계단 뛰어올라

기술이전 수입료 하위권에는 교육중심 대학이 다수를 차지했다. 대학의 자원이나 역량을 연구보다는 학생 교육에 투입하는 대학들이다. 이들 대학은 실질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대학원생 수도 연구중심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한동대가 150만원으로 127위를, 서경대가 200만원으로 126위, 동양대가 250만원으로 125위를 차지했다. 한성대(300만원)·중원대(454만원)·세명대(454만원)이 나란히 하위권을 차지했다.

곽진환 한동대 교무처장은 “한동대의 경우 개교 이래 ‘교육중심’을 표방해 왔으며 박사과정도 최근 기계제어·에너지 관련 학과 2곳에서 처음 생겼을 정도”라며 “교수업적평가도 교육에 주력하라는 의미로 논문실적보다는 학생들에 의한 강의평가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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